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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만 굽는 이유 - 슈톨렌이 기다림을 닮은 빵인 까닭 슈톨렌은 언제든 만들 수 있는 빵입니다.재료도, 레시피도 사계절 내내 크게 다르지 않죠.그런데도 이 빵은늘 겨울이 와야만 생각납니다. 담다브레드가 슈톨렌을겨울에만 굽고 싶은 이유도바로 그 지점에 있습니다. 슈톨렌은굽는 순간보다기다리는 시간이 더 긴 빵입니다. 오븐에서 나왔다고 해서곧바로 먹기 좋은 상태가 되지 않아요.버터가 스며들고,과일과 견과의 향이 어우러지고,며칠의 시간이 지나야비로소 이 빵의 표정이 완성됩니다. 그래서 슈톨렌은만드는 사람에게도, 먹는 사람에게도‘조금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을 요구합니다. 겨울이라는 계절도 닮아 있습니다.날은 짧고,무엇이든 천천히 움직이는 계절.서두르기보다조금 더 머무르게 되는 시간. 슈톨렌은 그런 겨울에 가장 잘 어울립니다.따뜻한 차 옆에서얇게 썰어 한 조각씩.. 더보기
잘 팔리는 빵보다 오래 먹는 빵 - 담다브레드가 선택한 방향 빵을 배우다 보면한 번쯤 이런 질문을 듣게 됩니다. “이 빵, 잘 팔려요?” 처음엔 그 말이조금은 낯설게 느껴졌습니다.빵의 맛이나 과정이 아니라결과부터 묻는 것 같았거든요. 물론 빵집에게‘잘 팔리는 빵’은 중요합니다.현실적인 이유도 있고,사람들이 찾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담다브레드는그 질문 뒤에다른 질문 하나를 더 얹어봅니다. “이 빵, 오래 먹어도 괜찮을까?” 처음 먹었을 때 화려한 빵은 많습니다.버터 향이 진하고,달콤함이 빠르게 다가오는 빵들.하지만 매일 먹기에는조금은 부담스러울 때도 있죠. 담다브레드가 만들고 싶은 빵은한 번에 눈길을 끄는 빵보다는며칠, 몇 달이 지나도다시 생각나는 빵입니다. 그래서 재료를 고를 때도,배합을 정할 때도항상 기준은 같습니다. 과하지 않을 것.. 더보기
레시피를 그대로 만들지 않는 이유 - 기준은 있지만 답은 없는 빵 처음 빵을 배울 때는레시피가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중량, 온도, 시간까지정확히 지키면 같은 빵이 나올 거라고 믿었어요. 하지만 빵을 만들수록그 믿음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레시피로 만든 빵인데도어떤 날은 반죽이 지나치게 부드럽고,어떤 날은 유난히 단단했습니다. 분명 틀린 게 없는데결과는 늘 달랐어요. 그때 처음 깨달았습니다.레시피는 ‘정답’이 아니라 ‘출발점’이라는 걸요. 담다브레드에는지키는 기준은 있습니다.재료를 대하는 태도,과하지 않게 만드는 방향,몸에 부담을 남기지 않는 선택들. 하지만 그 기준 안에서모든 빵을 똑같이 만들지는 않아요. 오늘의 날씨,반죽의 상태,오븐의 열,그리고 만드는 사람의 컨디션까지—그날의 빵은 그날의 조건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담다브레드.. 더보기
하루를 여는 첫 반죽 - 빵집의 하루는 어디서 시작될까 빵집의 하루는문을 여는 순간부터 시작되지 않습니다.사실 그보다 훨씬 이전,아직 거리가 조용하고공기가 차가운 시간에 이미 시작돼요. 하루의 시작은 늘 첫 반죽을 만지는 순간입니다.물의 온도를 재고,밀가루의 촉감을 확인하고,손에 묻은 반죽의 상태를 천천히 느껴봅니다.이때가 되어서야오늘 하루의 컨디션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요. 반죽은 늘 같지 않습니다.어제와 같은 레시피,같은 재료를 써도날씨, 습도, 온도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죠. 그래서 담다브레드는하루를 정해진 순서가 아닌, 반죽의 상태에 맞춰 시작합니다. 오늘은 물을 조금 더 아껴야 할지,조금 더 기다려줘야 할지,아니면 손을 덜 대야 할지그 답은 반죽이 먼저 말해줍니다. 첫 반죽을 하며마음도 함께 정리됩니다.급한 마음을 내려놓고,오늘 해야 할.. 더보기
빵을 계속 배우는 이유 -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다짐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이 정도면 이제 혼자 해도 되지 않나요?”그럴 때마다잠깐 생각하다가 웃으며 대답하게 됀다.아직은 아니라고. 빵은 알수록 쉬워지지 않았다처음엔하나라도 더 빨리 익히고 싶었다.반죽법, 온도, 시간, 레시피.공식처럼 외우면어느 순간 다 될 줄 알았다.하지만 배우면 배울수록빵은 오히려 더 어렵게 다가왔다.같은 밀가루, 같은 물, 같은 손인데날마다 결과가 달랐고어제의 정답이 오늘은 틀리기도 했다.그때 알게 됐다.빵은 외우는 게 아니라계속 묻는 일이라는 걸. 배움은 기술보다 태도를 바꿨다 수업을 들을수록손기술보다 먼저 바뀐 건마음가짐이었다.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는 법,실패를 바로 버리지 않는 법,빵이 말할 때까지 기다리는 법.배움은나를 더 잘 굽게 만들기보다더 천천히 만들었다.그리고 그.. 더보기
다른 제과점에서 배운 한 가지 태도 - 나폴레옹 제과점에서 느낀 ‘흔들리지 않는 중심’ 오래된 제과점을 떠올리면먼저 기술이나 레시피를 생각하게 된다.하지만 나폴레옹 제과점에 다녀온 날,내 마음에 가장 오래 남은 건의외로 기술이 아닌 태도였다.화려하지도,요즘 유행을 좇지도 않는데공간 전체에는 묘하게 단단한 공기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바쁘지만 급하지 않은 손길 매장은 분명 바빴다.사람도 많고, 빵도 끊임없이 나가는데손놀림은 급하지 않았다.진열을 정리하는 손,빵을 담아내는 동작,계산대 앞의 짧은 응대까지도모두가 정해진 속도를 가지고 있었다.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서두르지 않는다는 건자신의 리듬을 알고 있다는 뜻이구나.’ 오래 가는 곳의 공통점 나폴레옹 제과점의 빵은요란하지 않아다.자극적인 설명도, 과한 장식도 없었다.하지만 그 자리에오래 머물러 왔다는 사실 자체가이미 많은 걸 말해주고 있었다... 더보기
같은 빵을 매일 굽지 않기로 한 이유 - 담다브레드가 ‘반복’보다 ‘기준’을 택한 방식 빵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는같은 빵을 매일 똑같이 굽는 것이제빵사의 기본이라고 생각했다.레시피는 정확해야 하고,온도와 시간은 늘 같아야 하며,어제와 오늘의 빵은 구분되지 않아야 한다고.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한 가지 질문이 마음에 남게 되었다.“정말 매일 같은 빵을 굽는 것이 좋은 빵일까?” 매일 같은 조건은 존재하지 않는다반죽은 늘 달라.같은 밀가루를 써도,그날의 온도와 습도,손의 온기와 마음의 상태까지도반죽에는 그대로 남는다.어제는 잘 됐던 반죽이오늘은 조금 더 느리게 반응하고,같은 오븐에서도빵은 늘 조금씩 다른 얼굴로 나온다.그때부터 생각이 바뀌었다.같은 빵을 반복하는 것보다같은 기준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겠구나. 담다브레드가 말하는 ‘기준’ 담다브레드의 기준은 단순하다.이 빵을 내가 매일 .. 더보기
빵을 계속 배우는 이유 - 아직 다 알지 못했기 때문에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이미 많은 것을 배웠는데,왜 나는 아직도 빵을 배우고 있을까. 레시피는 손에 익었고반죽의 흐름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게 되었는데여전히 수업을 듣고,노트를 적고,다른 사람의 손길을 유심히 바라본다.그 이유는 단순하다.아직 다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빵은 한 번 배웠다고 끝나는 대상이 아니었다.같은 밀가루, 같은 물, 같은 발효종을 써도날씨가 바뀌면 결과가 달라지고손의 온도가 달라지면 반죽의 성격도 변한다.어제 잘 되던 것이 오늘은 말썽을 부리고실패라고 생각했던 반죽이다음 날 더 나은 빵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그래서 배움은 멈추지 않는다.기술을 더 쌓기 위해서라기보다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다.빵을 만들수록 확신보다는 질문이 늘어난다.“왜 오늘은 이럴까?”“이 반죽은 무엇을 원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