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판 오븐이 주는 차이
처음 돌판 오븐을 마주했을 때,무언가 단단하고 믿음직스러운 느낌이 들었어요.화려하진 않지만, 오래도록 제 자리를 지켜온 듯한 온기.그건 마치, 묵묵하게 일하는 장인의 손 같았죠. 일반 오븐과는 달리,돌판 오븐은 빵을 직접적인 열기가 아닌바닥에서 올라오는 열로 전체적으로 고루고루 익혀줍니다. 빵이 굽히는 동안,반죽과 돌 사이에 오가는 따뜻한 대화처럼~천천히, 깊게, 그리고 부드럽게… 온도보다 ‘전해지는 열’이 중요한 순간일반 오븐에서는 금세 겉이 익고 속은 덜 익는 경우가 있어요.하지만 돌판 오븐은 달라요. 안에서부터 익어가는 느낌,마치 마음 깊은 곳부터 차오르는 따뜻함처럼요.반죽이 바닥에 닿는 순간,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돌에 기대고,그 짧은 찰나에 빵은 자신만의 숨결을 품기 시작합니다. 더 바삭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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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브레드] 작은 변화가 만든 새로운 결
빵을 만든다는 건, 늘 같은 것 같지만 사실은 조금씩 다릅니다.똑같은 레시피, 같은 재료, 익숙한 손길이었는데도,어느 날은 빵결이 더 부드럽고, 또 어느 날은 풍미가 다르게 느껴지곤 합니다.그럴 때마다 저는 멈춰서 생각해봐요.“무엇이 달랐을까?” 1도, 1그램, 1분의 차이담다브레드의 빵은 늘 정직한 재료로 만듭니다.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작은 디테일’에 대한 민감함이에요. 예를 들어,하루는 반죽 수분율을 1% 줄여봤더니,굽고 나서 식감이 살짝 더 단단해졌어요.또 하루는 발효 시간을 10분 더 길게 두었더니,겉은 더 바삭하고 속은 놀라울 만큼 부드러웠어요. 이 작은 차이들이빵결을 바꾸고,씹을 때의 여운을 만들고,입안에서 느껴지는 풍미를 바꾸는 걸 알게 됐어요. 그 작은 변화는, 나를 바꾸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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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지 않아도 배우는 날” - 반죽이 없는 날, 더 많이 배우는 시간
빵을 굽지 않는 날이 있어요.손에 밀가루도 묻지 않고, 반죽 소리도 들리지 않는 하루.오븐도 쉬고, 나도 잠시 멈추는 날이죠.그런데 신기하게도,그런 날들이 오히려 가장 많이 배우는 날이 되곤 해요. 손이 멈출 때, 마음이 일어나는 시간반죽을 쉬게 하듯,나도 잠시 마음을 쉬게 해요.좋은 빵이란 무엇인지,나는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했는지,어떤 사람에게 어떤 빵을 주고 싶은지—그런 생각들이, 고요한 틈을 타고 마음 깊숙이 찾아오죠.굽지 않아도, 나는 계속 담다브레드가 되어가고 있어요. 가게 앞을 서성이며,이웃 빵집을 들여다보며,시장 골목을 걷다가 들리는 오래된 장인의 손끝 소리를 들으며~굽지 않는 하루에도‘배움’은 사방에 흩어져 있어요.빵을 구워야만 빵을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가끔은 멀리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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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없이 빵을 만든다면?
빵을 굽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밀가루 없이도 빵을 만들 수 있을까?”처음엔 단순한 상상이었어요.혹은,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식단을 보며그들의 선택을 더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었죠.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빵.도대체 어떤 식감일까? 어떤 맛일까?정말 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빵의 정의는 어디까지일까우리가 흔히 말하는 ‘빵’은밀가루와 물, 이스트, 소금으로 시작합니다.하지만 요즘은 밀가루 대신귀리, 퀴노아, 아몬드가루, 쌀가루 등다양한 재료로 빵을 구워요.그런 빵은 가볍기도 하고,소화가 잘되기도 하고,글루텐에 민감한 분들께는 꼭 필요한 선택이죠.그렇다면밀가루 없는 빵도 ‘빵’일까요?혹은 그냥, 새로운 ‘무언가’일까요? 담다브레드가 추구하는 방향담다브레드는 밀가루,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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