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게트를 굽고, 기다림을 배우다
처음 바게트를 반죽하던 날이 아직도 또렷해요.조용한 주방 안, 작은 그릇에 담긴 소금과 이스트, 밀가루 그리고 물두 손으로 꾹꾹 눌러가며 섞던 반죽의 온기.그날 저는 마음속으로 수없이 물었어요. “과연 이게 빵이 될까?” 처음이라 뭐든 어색하고, 모든 과정이 낯설었어요.반죽은 질고, 손에 달라붙고,모양은 전혀 바게트 같지 않았죠.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그때 저는 몰랐어요.바게트는 성격이 급한 사람에게 참 어려운 빵이라는 걸요.천천히 부풀어야 하고,잠깐이라도 서두르면금세 빵이 다 알아차린다는 걸.오븐에 넣기 전 마지막 발효 시간을 못 참고조금 일찍 굽기 시작했던 날,결과는 딱 그만큼 부족했어요.속이 덜 찬 듯하고, 바삭한 껍질도 없었죠. 바게트는 마음을 굽는 빵이에요 시간이 지나고,실패를 몇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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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브레드의 정직한 재료 이야기 ③ 천연 발효종
“기다림이 만들어낸 맛, 천연 발효종”빵을 만들다 보면, 자주 마주하게 되는 단어가 있어요.바로 “기다림”입니다.빵은 오븐에 들어가기 전부터, 기다림으로 자라납니다.그 중심엔 천연 발효종이 있어요. 자연에서 얻은 생명, 발효종담다브레드에서 사용하는 발효종은밀가루와 물, 그리고 시간을 재료로 합니다.별다른 첨가물 없이도,공기 중에 떠다니는 자연 효모와 유산균이천천히 반죽 안에서 깨어나는 거죠.이렇게 살아난 효모는,빵을 부풀게 하고, 깊은 풍미를 만들어냅니다.그 과정은 하루 이틀로 끝나지 않아요.짧게는 3일, 길게는 7일을 넘기기도 해요.하지만 그 기다림은 절대 헛되지 않아요. 시간의 흔적이 남긴 깊은 맛빨리 부풀고 보기 좋게 만드는 이스트 대신,천연 발효종은 오랜 시간 숙성하면서빵에 고유의 산미와 향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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