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 단가표를 들고 시작했던 베이커리 - 매출은 분명했지만 통장은 비어있었다
베이커리를 시작했을 때저는 단가표 한 장에모든 걸 적어두고 있었어요. 식빵 한 개 2,500원.크림빵 한 개 1,800원.파운드케이크 한 조각 1,200원. 종이 한 장에 정리된 숫자가그땐 참 든든해 보였거든요. 근데 그 단가표는 처음부터 틀려 있었어요. 저는 재료비만 계산하고 있었거든요. 밀가루 얼마, 버터 얼마,설탕 얼마, 우유 얼마. 영수증을 모아서빵 한 개당 들어간 재료비를계산한 거였어요. 거기서 멈췄어요. 새벽 4시부터 일어나서 4시간을 매달린내 시간은 어디에도 들어 있지 않았어요. 전기세, 가스비, 임대료,오븐 감가상각. 이런 것들도 단가표에는 없었죠. "손님이 사가는 건 빵이지기세가 아니잖아."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지금 돌아보면정말 순진했어요. 매출은 매일 들어왔어요. 하루 30만 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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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가 안 부푼 이유 - 베이킹파우더와 베이킹소다, R&D는 이걸 어떻게 다르게 보는가
쿠키를 구웠는데생각보다 안 부풀어서당황한 적 있으신가요?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레시피대로 했는데 쿠키가 평평하게 누워있었거든요. 원인은 단순했어요. 베이킹소다와 베이킹파우더를같은 것으로 알고바꿔 넣었던 거였죠. 입문자 시각에서 보면둘은 비슷해 보여요. 흰 가루, 비슷한 모양,둘 다 빵을 부풀게 하는 재료. 하지만 R&D 관점에서는 완전히 다른 화학 반응이에요. 베이킹소다는 알칼리성이에요.혼자서는 가스를 잘 못 만들어요. 산성 재료를 만나야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면서반죽을 부풀려요. 산성 재료가 뭐냐면 요거트, 레몬즙, 식초,버터밀크, 흑설탕, 카카오. 레시피에 이런 게 없는데베이킹소다만 넣으면? 반응할 상대가 없으니 안 부풀어요. 쿠키가 안 부푼 이유가바로 이거였어요. 저는 그날 레몬도, 요거트도,카카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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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도구함을 여는 이유 - 베이커리 운영자에게 진짜 필요한 것
베이커리를 운영하면서 가장 많이 한 말이 있어요. "이거, 더 쉽게 할 수 없을까?" 원가를 계산할 때, 레시피 배합을 확인할 때, 오늘 얼마나 팔렸는지 정리할 때. 매번 노트를 꺼내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틀리면 지우고 다시 하고. 그러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빵 굽는 일에 집중하고 싶은데, 왜 이 계산들이 이렇게 오래 걸리지? 처음엔 원가 계산부터 시작했어요. 밀가루, 버터, 달걀. 포장재에 전기세까지. 노트 한 페이지가 빽빽하게 채워지는 데 한 시간이 넘게 걸렸어요. 그걸 매번 반복했고, 매번 조금씩 틀렸어요. 그 다음엔 베이커 퍼센트가 문제였어요. 레시피를 바꿀 때마다 수분량, 소금 비율을 다시 계산해야 했거든요. 그리고 폐기율. 매일 버려지는 빵들을 그냥 지나쳤던 시절이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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