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굽는 순간들빵집 문을 열기 전 30분의 조용함 - 하루 중 가장 정성이 짙은 시간오전 9시 30분.가게 문 앞에 걸어둔 팻말이 아직 "CLOSED" 인 시간. 빵집의 하루 중 저는 이 30분을 가장 좋아해요.이유는 잘 설명하기 어려운데 매일 이 시간이 되면 왠지 잠깐 마음이 조용해져요. 새벽부터 반죽을 만들고, 발효를 기다리고,성형하고, 오븐에 들여보내고, 꺼낸 빵을 식힘망에 옮기고.이 모든 일이 6시간 정도 걸려요. 10시에 문을 열려면 새벽 4시에 반죽을 시작해요.그리고 9시 30분쯤이 되면 갓 구운 빵들이 모두 식힘망 위에 놓여 있어요.진열대에 옮기기 딱 좋은 온도로 식은 상태.이때부터 30분이 저에게는 하루 중 가장 조용한 시간이에요. 빵을 하나씩 진열대로 옮겨요.앞에 놓을지, 뒤에 놓을지,어떤 각도로 놓을지, 어떤 조명 아래 놓을지.이 세밀한 결정들을 30분 동안 조용히 ..더보기
재료 이야기통밀가루 - 가을·겨울 빵의 밑그림이 되는 곡물의 얼굴계절이 바뀌면 자주 찾게 되는 재료가 있어요.여름엔 상대적으로 손이 잘 안 가지만 아침 공기가 서늘해지기 시작하면 갑자기 생각나는 재료.통밀가루 예요. 같은 빵인데 통밀이 들어가면 훨씬 진하고, 깊고, 든든해져요.아마 저만 그런 게 아닐 거예요. 먼저 통밀가루가 뭔지 짚고 갈게요.우리가 평소 쓰는 밀가루(강력분·중력분·박력분)는밀알의 하얀 속살(배유) 만 골라서 곱게 빻은 거예요.밀알의 껍질(밀기울)과 씨눈(배아)은 대부분 제거돼요. 통밀가루는 다르게 만들어져요.밀알을 껍질까지 통째로 빻아요.그래서 색이 갈색이고, 알갱이가 굵고, 향이 훨씬 진해요.밀 본연의 맛을 그대로 담고 있는 재료예요. 정리하면 통밀은 일반 밀가루와 이런 점들이 달라요. 1. 흡수율이 훨씬 높아요밀기울이 물을 많이 머금기 때문에 같..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