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굽는 건 결국 나를 굽는 일
빵을 굽다 보면,늘 같은 레시피와 같은 손길을 따라가는데도결과는 매번 조금씩 다릅니다. 밀가루와 물, 소금, 이스트나 발효종은 같은데,오늘의 반죽은어제의 반죽과 똑같지 않습니다. 날씨의 습도, 손끝의 힘, 기다림의 시간,그리고 제 마음의 여유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가끔은‘조금만 더 기다리면 반죽이 더 부풀 거야’라는 생각에 욕심을 내지만,결국 무너져버린 모습을 보며후회할 때도 있습니다. 반대로,서두르다 덜 익은 속살을 마주하면,조급했던 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듯 부끄러워집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깨닫습니다. 빵을 굽는 과정은단순히 제빵 기술이 아니라,지금의 나를 그대로 비추는 거울 같다는 것을요. 빵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반죽은 제가 쏟아낸인내와 마음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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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기록하는 이유
빵을 굽는다는 건 단순히‘레시피를 재현하는 과정’이 아니예요같은 밀가루, 같은 물, 같은 이스트를 써도결과는 매번 달라집니다. 그날의 온도, 습도, 반죽의 힘, 발효의 길이, 오븐 내부의 공기 흐름…눈에 잘 보이지 않는 수많은 변수가빵의 결을 만들죠.저는 그래서 매번 굽고 난 뒤반드시 기록을 남기는 습관이 생겼어요 날짜와 날씨, 반죽의 온도, 수분율,1차 발효와 2차 발효의 시간, 반죽을 손끝으로 눌렀을 때의 탄성,그리고 오븐에 넣기 전 빵이 보여주는‘숨 쉬는 듯한’ 표정까지. 마지막으로꺼냈을 때의 향, 크러스트의 색, 크럼의 질감까지 적어 둡니다. 이렇게 꼼꼼히 적다 보면,단순한 ‘조리의 메모’가 아니라한 권의 빵 일기가 되어갑니다. 성공적인 빵은다음에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아쉬운 빵은원인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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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브레드] 작은 변화가 만든 새로운 결
빵을 만든다는 건, 늘 같은 것 같지만 사실은 조금씩 다릅니다.똑같은 레시피, 같은 재료, 익숙한 손길이었는데도,어느 날은 빵결이 더 부드럽고, 또 어느 날은 풍미가 다르게 느껴지곤 합니다.그럴 때마다 저는 멈춰서 생각해봐요.“무엇이 달랐을까?” 1도, 1그램, 1분의 차이담다브레드의 빵은 늘 정직한 재료로 만듭니다.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작은 디테일’에 대한 민감함이에요. 예를 들어,하루는 반죽 수분율을 1% 줄여봤더니,굽고 나서 식감이 살짝 더 단단해졌어요.또 하루는 발효 시간을 10분 더 길게 두었더니,겉은 더 바삭하고 속은 놀라울 만큼 부드러웠어요. 이 작은 차이들이빵결을 바꾸고,씹을 때의 여운을 만들고,입안에서 느껴지는 풍미를 바꾸는 걸 알게 됐어요. 그 작은 변화는, 나를 바꾸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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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지 않아도 배우는 날” - 반죽이 없는 날, 더 많이 배우는 시간
빵을 굽지 않는 날이 있어요.손에 밀가루도 묻지 않고, 반죽 소리도 들리지 않는 하루.오븐도 쉬고, 나도 잠시 멈추는 날이죠.그런데 신기하게도,그런 날들이 오히려 가장 많이 배우는 날이 되곤 해요. 손이 멈출 때, 마음이 일어나는 시간반죽을 쉬게 하듯,나도 잠시 마음을 쉬게 해요.좋은 빵이란 무엇인지,나는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했는지,어떤 사람에게 어떤 빵을 주고 싶은지—그런 생각들이, 고요한 틈을 타고 마음 깊숙이 찾아오죠.굽지 않아도, 나는 계속 담다브레드가 되어가고 있어요. 가게 앞을 서성이며,이웃 빵집을 들여다보며,시장 골목을 걷다가 들리는 오래된 장인의 손끝 소리를 들으며~굽지 않는 하루에도‘배움’은 사방에 흩어져 있어요.빵을 구워야만 빵을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가끔은 멀리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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