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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브레드 이야기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빵집 - 담다브레드가 꿈꾸는 로컬의 온기 빵을 굽는 일은결국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는 걸 점점 더 느낍니다.밀가루와 물, 소금만으로시작한 반죽이 시간이 지나 부풀어 오르듯,하루하루 작은 인연들이 쌓이며‘지역’이라는 더 큰 반죽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처음 담다브레드를 떠올렸을 때,제 마음속에는 이런 그림이 있었습니다.한적한 동네 길가에 자리한 작은 공방,그 안에서갓 구운 빵 냄새가 바람을 타고 골목을 채우고,동네 어르신은산책하다가 들러 인사를 건네고,아이들은 학교 가는 길에 들러“오늘은 뭐 굽고 있어요?”하고 묻는 그런 풍경이요. 빵집이 단지 ‘빵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사람과 지역이 서로 연결되는 따뜻한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로컬’이라는 단어가 자주 들리지만,담다브레드에게 로컬은특별한 전략이 아니라 일.. 더보기
“밀가루 대신 마음을 반죽한다면” - 재료보다 중요한 것 빵을 만들다 보면,종종 이런 생각이 듭니다.‘좋은 재료로 만들면 좋은 빵이 될까?’물론 재료는 중요합니다.밀가루의 품질,버터의 향,소금의 농도,이 모든 것이 빵의 맛과 식감을 결정짓죠.하지만 오래 반죽하다 보면그보다 더 미묘한 무언가가 있다는 걸 느낍니다.같은 레시피,같은 재료로 만들어도누가 만들었느냐에 따라 빵의 온기가 다릅니다.그 차이는 아마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날,공방 수업에서 한 제빵 지망생이 물었습니다.“선생님, 반죽이 이상하게 오늘따라 말을 안 들어요.”그날 그녀는 꽤 지쳐 보였고,손끝의 힘도 평소보다 약했습니다.저는 그 반죽을 살짝 만져보다가 웃으며 말했습니다.“오늘 마음이 바쁜가 봐요. 반죽이 그걸 그대로 느꼈네요.” 반죽은 사람의 손끝 온도를 기억합니다.조급하면 표면이 거.. 더보기
“추석 이후의 식탁” - 가족, 그리고 나눔의 온기 명절이 지나고 나면,집 안은 한결 조용해진다.북적이던 식탁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남은 전과 과일, 송편 몇 개가명절의 흔적처럼 남아 있다.하지만 그 잔잔한 풍경 속에서나는 늘 ‘빵 굽는 마음’을 떠올린다. 빵을 굽는다는 건어쩌면 명절의 마음을 일상으로 이어가는 일이다.누군가를 위해 준비하고,기다리고, 나누는 그 과정 자체가가족의 식탁과 닮아 있다.오븐 속에서부풀어 오르는 반죽을 바라보는 시간은솥 위에서 보글보글 끓던 명절 음식의 냄새와 겹쳐진다. 추석이 지나면,나는 남은 재료로 새로운 빵을 구워본다.밤, 단호박, 무화과, 쌀가루 같은 재료들.계절의 풍성함이남긴 흔적들을 버리지 않고,다시 새로운 맛으로이어가는 그 시간은마치 식탁 위의 온기를 다시 살려내는 일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빵은,끝이 아닌 .. 더보기
식탁 위의 대화는 빵에서 시작된다 - 함께 하는 시간이 주는 힘 빵을 굽다 보면자주 떠오르는 장면이 있습니다.막 구워낸 빵을 식탁 위에 올려두었을 때,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드는 순간입니다.누군가는 빵을 썰고,누군가는 차를 준비하며,또 누군가는 웃으며 이야기를 건넵니다.빵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사람들을 이어주는 시작점이 됩니다. 어릴 적 기억 속에도 그런 장면이 있었습니다.저녁 식탁 위에 갓 구운 식빵이 놓이면,가족들은 먼저 한 조각씩 집어 들곤 했습니다.그 순간만큼은 텔레비전도,각자의 바쁜 하루도 잠시 잊혀졌습니다.따뜻한 빵 냄새가 집안을 채우면,자연스럽게 대화가 열리고 마음이 가까워졌습니다. 담다브레드가 굽고 싶은 빵도 바로 이런 빵입니다.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을 넘어,사람들의 대화를 열어주는 열쇠 같은 빵.바게트 한 조각을 찢어 나누며 안부를 묻고,고소한 .. 더보기
작은 공방에서 시작되는 담다브레드의 꿈 담다브레드는언제나 “작음”에서 출발하려 합니다.화려한 간판도,수십 종의 빵이 진열된 매대도 없지만,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오래 남는 빵집.그것이 제가 그리고 싶은 공방의 모습입니다.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작은 공간이지만,머릿속에는 이미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따뜻한 조명이 비추는 나무 테이블,소박하게 놓인 빵 바구니,그리고 그 앞에 둘러앉아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손님들의 모습.그 손님들은 단순한 ‘고객’이 아니라,오랜 시간 곁에 있어준 ‘가족’ 같은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담다브레드가 지향하는 빵은단순히 건강한 재료로 만든 음식이 아니라,함께 나누는 시간과 작은 위로를 담은 빵입니다.그래서 공방에서의 하루는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이야기가 오가는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손님이 찾아오면,오늘은 .. 더보기
빵은 나누는 순간 더 맛있다 - 식탁 위의 따뜻한 철학 빵은 혼자 먹어도 맛있습니다.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나누는 순간,그 맛은 훨씬 더 깊어집니다.따뜻한 빵을 조심스럽게 나누어 건네는그 작은 동작 속에는 마음이 실려 있고,식탁 위에 놓인 빵 한 조각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가 됩니다.저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합니다.“빵은 나눔을 전제로 만들어진 음식이 아닐까?”둥글게 부풀어 오른 빵,길게 구운 바게트,여러 겹의 결을 가진 크루아상.그 모양 속에는 자연스럽게나누기 좋은 선과 형태가 숨어 있습니다.누군가와 함께 떼어 먹고,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떠오르지 않으시나요? 담다브레드가 지향하는 것도바로 이 나눔의 철학입니다.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정성스럽게 반죽하는 이유는단순히 건강한 빵을 만들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그 빵이 누군가의.. 더보기
빵집은 공간이자 이야기입니다 - 담다브레드가 그리고 싶은 공간 빵집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어떤 장면이 그려지시나요?갓 구운 빵의 향이 퍼지는 따뜻한 공간,진열대 위에 가지런히 놓인 빵들,그리고 빵을 고르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하지만담다브레드가 그리고 싶은 빵집은그보다 조금 더 특별합니다. 단순히 빵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머무르고 싶고, 이야기가 피어나는 공간이 되는 것.그것이 제가 꿈꾸는 담다브레드의 모습입니다. 빵은본래 사람을 이어주는 힘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줄 작은 선물로,가족이 함께 나누는 식탁의 중심으로,혹은 혼자 있는 순간을 따뜻하게 지켜주는 존재로. 그래서 담다브레드의 공간은빵을 매개로 한 이야기와 온기가머무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머릿속에는 종종 이런 장면이 그려집니다.아침 일찍, 갓 구운 빵이식어가는 진열대 앞에 서서커피를 한 모금 들이킨.. 더보기
빵을 굽는 건 결국 나를 굽는 일 빵을 굽다 보면,늘 같은 레시피와 같은 손길을 따라가는데도결과는 매번 조금씩 다릅니다. 밀가루와 물, 소금, 이스트나 발효종은 같은데,오늘의 반죽은어제의 반죽과 똑같지 않습니다. 날씨의 습도, 손끝의 힘, 기다림의 시간,그리고 제 마음의 여유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가끔은‘조금만 더 기다리면 반죽이 더 부풀 거야’라는 생각에 욕심을 내지만,결국 무너져버린 모습을 보며후회할 때도 있습니다. 반대로,서두르다 덜 익은 속살을 마주하면,조급했던 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듯 부끄러워집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깨닫습니다. 빵을 굽는 과정은단순히 제빵 기술이 아니라,지금의 나를 그대로 비추는 거울 같다는 것을요. 빵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반죽은 제가 쏟아낸인내와 마음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