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담다브레드 이야기

언젠가 담다브레드에 오게 될 당신에게 - 아직 문을 열지 않은 빵집에서 전하는 편지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아직은 존재하지 않는 어떤 빵집을 마음속에 떠올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간판도 없고,

주소도 없고,
오픈 날짜조차 정해지지 않은 작은 공간.
하지만 그곳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반죽을 배우고, 실패한 빵을 버리고,
더 깊은 맛을 고민하는 시간 속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습니다.

 

담다브레드는 거창한 빵집을 꿈꾸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한번에 몰려드는 인기 대신,
한 사람의 마음에 오래 남는 빵을 굽고 싶습니다.

 

 

오래된 곡식처럼, 천천히 자라는 느린 준비.
반죽이 발효되듯, 시간이 스며드는 과정.
그 시간 속에서 하나씩 만들어지는 공간과 온기.
그게 담다브레드의 방식입니다.

 

 

언젠가 당신이 이곳에 찾아오게 된다면,
그날도 아마 아주 특별하지는 않을 겁니다.
화려한 쇼케이스도, 유명한 디저트도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대신 이런 것들이 있을 거예요.

 

 

정확히 그날 만든 빵의 냄새.
방금 꺼낸 식빵의 따뜻함.
작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느린 햇빛.
그리고

“오늘은 어떤 하루였나요?”

하고 진심으로 묻는 누군가의 목소리.

 

 

담다브레드의 빵은
당신의 하루를 바꾸지는 않겠지만,
당신이 잠시 쉬어갈 자리를 마련할 수는 있습니다.
그건 빵이 가진 가장 온전한 힘이라고 믿습니다.

 

 

나는 그날을 기다립니다.
빵을 고르고, 이야기 한 조각을 나누고,
당신이 “또 올게요”라고 말해주는 순간을.

 

 

그리고 그날,
당신이 들고 돌아갈 빵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누군가 내 마음을 굽고 있었다’는 따뜻한 증거가 되기를.

 

언젠가 담다브레드에 오게 될 당신에게,

이 준비의 시간 모두가
그 만남을 위한 발효 과정이었으면 합니다. 

 

 

 

빵을 굽는 남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