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담다브레드 이야기

가게를 열기 전, 매일 하는 연습 - 아직 문을 열지 않았지만, 이미 시작된 하루들

 

 

담다브레드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간판도 없고, 아직 오븐을 구비한 작업실도 없습니다.
하지만, 빵을 향한 하루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습니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온 밤,
작은 반죽 한 덩이를 꺼내어 손끝으로 만져봅니다.
온도는 적당한지, 수분은 잘 머금었는지,
오늘의 내 상태와 반죽은 얼마나 닮아 있는지 살핍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아직 빵집은 없잖아요. 나중에 해도 되지 않아?”
하지만 저는 압니다.
공간이 생긴다고, 준비가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익히는 시간은, 가게가 생기기 전부터 쌓여야 한다는 걸.

 

 

작은 오븐에서 굽는 제한된 양의 빵.
늘 같은 재료지만, 매일 조금씩 다른 결과.
때로는 너무 굽고, 때로는 다 익기 전 꺼내버리고,
오늘의 실패는 내일의 감각이 됩니다.

 

 

연습은 기술을 쌓는 일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마음을 다잡는 일입니다.
서두르지 않는 법, 기다리는 법,
한번의 실수로도 투덜대지 않는 법을 익히는 과정.

 

 

이건 빵을 만드는 연습이자,
담다브레드를 살아가는 연습입니다.

 

아직 가게는 없지만,
나는 이미 주인이 되고 있고
빵은 이미 누군가를 향해 자라고 있습니다.

 

 

언젠가 문을 열게 되면,
그 공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곳이 아니라,
이 작은 연습들이 쌓여 완성된 ‘시간의 장소’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아마, 그날도 반죽을 만지며
조용히 이렇게 생각하겠죠.

 

 

“오늘도 연습이었지만,
이 연습이 바로 담다브레드다.”

 

 

빵을 굽는 남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