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빵을 배우다

스탠다드 브래드에서 배운 단단한 기본 - 화려함보다 정직함을 담다

 

요즘은 빵집마다 개성이 넘칩니다.
특별한 재료,

이색적인 조합,

눈길을 끄는 디자인.
그 속에서 ‘기본’이라는 말은 어쩌면 가장 단순하고,

그래서 가장 잊히기 쉬운 단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스탠다드 브래드를 방문했을 때,

그 단어의 진짜 의미를 다시 느꼈습니다.

 

스탠다드 브래드는

이름처럼 ‘표준’을 추구하지만,

그 속엔 깊은 철학이 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건

화려한 향이 아니라 ‘차분함’이었습니다.
진열대에는 빵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하나하나가 제 자리를 지키듯 단정했습니다.
빵 냄새에 섞인 버터의 향이 부드럽게 코끝을 스치고,
반죽의 결 하나하나가 정성스럽게 다듬어진 느낌이 들었죠.

 

 

그곳의 바게트는

겉은 단단하고 속은 촉촉했습니다.
겉껍질이 주는 고소한 소리,

그리고 안쪽의 부드러운 향.
무언가를 과하게 꾸미지 않아도

좋은 재료와 정확한 과정’이 만들어내는 맛이란 이런 것일까,
그 단순함 속의 깊이를 새삼 느꼈습니다.

 

 

스탠다드 브래드의 빵을 먹으며 생각했습니다.
담다브레드가

추구하는 ‘건강한 빵’ 또한 결국 기본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요.
좋은 밀,

정직한 발효,

단정한 온도와 시간.
화려한 기교보다 중요한 건

‘한 덩이의 반죽을 온전히 이해하는 마음’이라는 걸,
그곳은 조용히 가르쳐 주었습니다.

 

 

오너 셰프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건,
마치 장인이 자신의 일상을 빚듯 ‘성실함’이었습니다.
빵을 만들 때의 리듬,

반죽을 접는 손동작,
그리고 구워지는 동안 오븐 앞에 서 있는 자세까지~
그 모든 순간이 ‘기본’이라는 단어로 정리되었습니다.

 

스탠다드 브래드의 하루는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고요함 속에

진짜 맛이 있었습니다.

그 맛은

담다브레드가 추구하는 길과 닮아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빵,
꾸밈없이 진심이 전해지는 한 덩이의 빵.

 

 

빵을 만들수록 더 느낍니다.
기본은 지루한 것이 아니라,

가장 단단한 토대라는 것을.
그리고 언젠가 담다브레드도
그런 단단한 기본 위에서,

따뜻한 향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빵을 굽는 남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