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기록하는 이유
빵을 굽는다는 건 단순히‘레시피를 재현하는 과정’이 아니예요같은 밀가루, 같은 물, 같은 이스트를 써도결과는 매번 달라집니다. 그날의 온도, 습도, 반죽의 힘, 발효의 길이, 오븐 내부의 공기 흐름…눈에 잘 보이지 않는 수많은 변수가빵의 결을 만들죠.저는 그래서 매번 굽고 난 뒤반드시 기록을 남기는 습관이 생겼어요 날짜와 날씨, 반죽의 온도, 수분율,1차 발효와 2차 발효의 시간, 반죽을 손끝으로 눌렀을 때의 탄성,그리고 오븐에 넣기 전 빵이 보여주는‘숨 쉬는 듯한’ 표정까지. 마지막으로꺼냈을 때의 향, 크러스트의 색, 크럼의 질감까지 적어 둡니다. 이렇게 꼼꼼히 적다 보면,단순한 ‘조리의 메모’가 아니라한 권의 빵 일기가 되어갑니다. 성공적인 빵은다음에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아쉬운 빵은원인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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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판 오븐이 주는 차이
처음 돌판 오븐을 마주했을 때,무언가 단단하고 믿음직스러운 느낌이 들었어요.화려하진 않지만, 오래도록 제 자리를 지켜온 듯한 온기.그건 마치, 묵묵하게 일하는 장인의 손 같았죠. 일반 오븐과는 달리,돌판 오븐은 빵을 직접적인 열기가 아닌바닥에서 올라오는 열로 전체적으로 고루고루 익혀줍니다. 빵이 굽히는 동안,반죽과 돌 사이에 오가는 따뜻한 대화처럼~천천히, 깊게, 그리고 부드럽게… 온도보다 ‘전해지는 열’이 중요한 순간일반 오븐에서는 금세 겉이 익고 속은 덜 익는 경우가 있어요.하지만 돌판 오븐은 달라요. 안에서부터 익어가는 느낌,마치 마음 깊은 곳부터 차오르는 따뜻함처럼요.반죽이 바닥에 닿는 순간,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돌에 기대고,그 짧은 찰나에 빵은 자신만의 숨결을 품기 시작합니다. 더 바삭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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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브레드] 작은 변화가 만든 새로운 결
빵을 만든다는 건, 늘 같은 것 같지만 사실은 조금씩 다릅니다.똑같은 레시피, 같은 재료, 익숙한 손길이었는데도,어느 날은 빵결이 더 부드럽고, 또 어느 날은 풍미가 다르게 느껴지곤 합니다.그럴 때마다 저는 멈춰서 생각해봐요.“무엇이 달랐을까?” 1도, 1그램, 1분의 차이담다브레드의 빵은 늘 정직한 재료로 만듭니다.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작은 디테일’에 대한 민감함이에요. 예를 들어,하루는 반죽 수분율을 1% 줄여봤더니,굽고 나서 식감이 살짝 더 단단해졌어요.또 하루는 발효 시간을 10분 더 길게 두었더니,겉은 더 바삭하고 속은 놀라울 만큼 부드러웠어요. 이 작은 차이들이빵결을 바꾸고,씹을 때의 여운을 만들고,입안에서 느껴지는 풍미를 바꾸는 걸 알게 됐어요. 그 작은 변화는, 나를 바꾸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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