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만들며 배운 균형” - 손과 마음의 무게 맞추기
빵 반죽을 하다 보면,생각보다 자주 ‘균형’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손의 힘, 반죽의 수분,발효의 시간, 오븐의 온도.어느 한쪽으로 기울면,빵은 금세 제 기질을 드러내죠. 너무 세게 반죽하면 질겨지고,너무 약하면 탄력이 없습니다.발효가 지나치면 신맛이 돌고,덜 되면 속이 익지 않죠. 그 사이를 찾는 일이야말로,빵을 굽는 사람이 매일 새롭게 배워야 하는 일 같습니다. 처음에는 기술로 해결하려 했습니다.정확한 온도, 시간, 반죽 강도, 습도를 기록하며‘정답’을 찾고 싶었어요.하지만 어느 날,똑같은 조건으로 반죽했는데도빵의 결과가 다르게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따라 마음이 복잡했고,손끝이 조금은 조급했습니다.그 작은 차이가반죽에도 그대로 전해진 것이었죠.그때 깨달았어요 ~빵의 균형은 ‘기술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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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의 식탁” - 가족, 그리고 나눔의 온기
명절이 지나고 나면,집 안은 한결 조용해진다.북적이던 식탁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남은 전과 과일, 송편 몇 개가명절의 흔적처럼 남아 있다.하지만 그 잔잔한 풍경 속에서나는 늘 ‘빵 굽는 마음’을 떠올린다. 빵을 굽는다는 건어쩌면 명절의 마음을 일상으로 이어가는 일이다.누군가를 위해 준비하고,기다리고, 나누는 그 과정 자체가가족의 식탁과 닮아 있다.오븐 속에서부풀어 오르는 반죽을 바라보는 시간은솥 위에서 보글보글 끓던 명절 음식의 냄새와 겹쳐진다. 추석이 지나면,나는 남은 재료로 새로운 빵을 구워본다.밤, 단호박, 무화과, 쌀가루 같은 재료들.계절의 풍성함이남긴 흔적들을 버리지 않고,다시 새로운 맛으로이어가는 그 시간은마치 식탁 위의 온기를 다시 살려내는 일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빵은,끝이 아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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