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다브레드 썸네일형 리스트형 오븐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 - 굽기가 완성되는 마지막 순간 반죽이 오븐에 들어가는 순간 저는 카운트다운을 시작해요.25분. 이 시간 동안 오븐 안에서는 정말 많은 일이 벌어져요.저는 그 앞에 조용히 서서 오븐 창을 들여다보곤 해요.가끔 이 시간을 왜 이렇게 좋아하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어요. 처음 3분 반죽이 급격히 부풀어요.이걸 오븐 스프링 이라고 해요. 오븐 열이 반죽 안으로 스며들면서안의 공기와 이스트가 만든 가스가 한꺼번에 팽창해요.이 3분이 사실 굽기의 가장 극적인 순간이에요.반죽 표면은 아직 부드러운데안에서 밀어올리는 힘이 빵의 최종 볼륨을 결정해요. 5~7분 표면이 서서히 마르기 시작해요.수분이 증발하면서 크러스트가 형성돼요. 이때 오븐 문을 열면 안 돼요.찬 공기가 들어가는 순간 반죽이 놀라서 주저앉거든요.오븐 창으로만 조용히 보는 게 규칙이에요.. 더보기 설탕은 단맛만 내는 게 아니더라고요 - 보습·발효·색·식감의 비밀 빵에 들어가는 설탕,단맛 조절 그 이상은 아니지 않을까? 오랫동안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식빵 레시피에 설탕 20g이 있으면"조금 덜 달게 만들어볼까" 싶어서 그냥 반으로 줄여본 적이 있어요. 결과는 완전히 다른 빵이었어요.색은 옅고, 발효는 뜬금없이 늦어졌고,크럼은 예전 같은 부드러움이 없었어요.같은 밀가루, 같은 이스트, 같은 시간인데설탕 하나 줄인 것뿐인데 빵의 인상 전체가 달라졌어요. 그날 알았어요.설탕은 그냥 단맛이 아니라 빵의 여러 얼굴을 만드는 재료라는 걸. R&D에서는 설탕의 역할을 크게 네 가지로 봐요. 1. 단맛 (물론)이건 가장 눈에 보이는 역할이에요.빵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밀가루 대비 2~10% 정도 설탕을 넣어요.식빵: 2~5%단과자빵: 8~12%브리오슈: 10~15%이.. 더보기 믹싱의 세계 - 글루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지난 편에서 반죽의 4단계를 개괄해봤어요. 오늘은 그 첫 번째 단계 믹싱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해 볼게요.밀가루에 물을 넣고 섞으면 반죽이 만들어져요.너무 당연한 이 일이 사실은 어떤 신비한 과정을 거치는지 아시나요?빵을 처음 만들 때 저도 몰랐어요.그냥 섞으면 되는 줄 알았어요. 밀가루 안에는 두 종류의 단백질이 있어요.글리아딘 (Gliadin)글루테닌 (Glutenin)이 둘은 밀가루가 마른 상태일 땐 서로 만나지 않고 각자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물이 들어오는 순간 이 둘이 만나기 시작해요. 글리아딘은 유연하게 늘어나는 성질, 글루테닌은 단단하게 잡아주는 성질.이 두 성질이 결합하면 "글루텐" 이라는 그물망이 만들어져요. 근데 물이 만나기만 하면 자동으로 글루텐이 완성되는 게 아니에요.물리적.. 더보기 도구를 처음 다른 사람 손에 맡긴 날 - 곧 시작될 그 순간에 대하여 이번 주말이 지나면 드디어 그 순간이 와요.몇 달 동안 혼자 만들어온 원가계산 시스템을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게 되는 순간. 곧 지원해주신 분들께 사용 안내 메일을 보낼 예정이에요.메일 하나를 쓰는 데 며칠째 여러 번 다시 쓰고 있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저는 두 가지 감정 사이를 왔다 갔다 해요.두려움과 설렘. 몇 달 동안 이 도구는 저의 상상 속에서만 완벽했어요.혼자 만들 땐 제가 편한 흐름으로 짤 수 있었고 막히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어요.근데 이제는 달라져요. 다른 사람이 이 도구를 열었을 때 제가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쓰실 거예요.제가 당연하다고 여긴 버튼을 못 찾으실 수도 있고, 제가 안 넣은 기능을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솔직히 두려워요."이 도구가 부족하다는 걸 그.. 더보기 반죽의 4단계 - 믹싱부터 2차 발효까지 전체 흐름 이해하기 빵을 처음 만들어보고 싶은 분이라면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하셨을 거예요. "레시피를 봐도 정확히 뭐부터 뭐까지 하는 건지 감이 안 와요." 밀가루에 물 넣고,잠깐 반죽하고,어딘가에 두고,다시 만지고,또 두고,굽고. 이 흐름이 정리되지 않으면매번 레시피 옆에 앉아 "지금은 몇 번째지" 를 헷갈리게 돼요. 저도 처음에 그랬어요.오늘은 빵 반죽의 전체 흐름을 딱 4단계로 정리해 드릴게요. 각 단계의 상세는 다음 편부터 하나씩 이어갈 예정이니 이 글은 전체 지도 같은 역할이에요. 1단계. 믹싱 (반죽하기)밀가루, 물, 소금, 이스트를 한 볼에 넣고 섞는 단계예요.여기서 두 가지 일이 일어나요.재료가 균일하게 섞이고글루텐이 만들어지기 시작해요글루텐은 밀가루 안의 단백질이 물과 만나 그물망을 형성하는 거예요. 이 그.. 더보기 홈베이커도 식품 표시사항 필요할까 - 판매·나눔 전에 챙겨야 할 라벨링 혹시 요즘 이런 고민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내가 만든 빵을 스마트스토어나 마켓에 팔아볼까?"또는"손님들에게 선물로 나눠주는데 뭘 적어서 드려야 하지?"홈베이커에서 한 걸음 나아가려고 하면 꼭 만나게 되는 벽이 있어요. 바로 식품 표시사항 이에요. 저도 처음엔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어요."내가 정성껏 만들었는데 그냥 예쁜 포장이면 되는 거 아냐?"이렇게 생각했어요. 근데 아니었어요.식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순간법적으로 지켜야 하는 표시 의무가 생겨요. 홈베이커도 예외가 아니에요.특히 온라인 판매나 정기 나눔을 시작하면 바로 이 라벨링이 필요해요. 식품 표시사항에 꼭 들어가야 하는 게 몇 가지 있어요. 1. 제품명"바게트" 같은 일반명 + 브랜드명 표기. 2. 원재료명사용한 재료를 많이 들어간 순서대로.. 더보기 8월 여름, 새벽 4시의 주방 - 폭염 속에서도 빵을 굽는 이유 낮에는 35도가 넘어가는 8월 한여름.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5분도 서 있기 힘든 계절이에요.이런 날씨에 왜 굳이 빵을 굽나 싶으실 수도 있어요. 저도 그런 생각을 해요."이 더위에 오븐까지 켜야 하나."그런데도 새벽 4시가 되면 저는 어김없이 주방에 서 있어요. 새벽 4시의 주방은 낮과 완전히 다른 공간이에요.밖은 아직 어둡고, 공기는 시원해요.에어컨 없이도 실온이 25도 정도로 유지돼요. 이 시간에 반죽을 시작하면 발효가 안정적으로 진행돼요.여름 반죽에게는 새벽이 최고의 친구예요. 물이 시원해요.수돗물이 낮보다 3~4도 낮게 나와요.밀가루도 밤새 시원해진 상태고 버터도 딱 좋은 온도에 있어요. 이 모든 재료가 낮에는 30도 넘게 데워져 있어요.같은 재료인데도 새벽에는 완전히 다른 존재예요. 밖에서 새.. 더보기 밀가루 등급 T55·T65 뭐가 다를까 - 프랑스식 밀가루의 진짜 이야기 바게트 레시피를 보다 보면가끔 이런 표현이 나와요. "T55 밀가루 500g" "T65와 T80을 80:20으로 섞어서" 이 T 숫자가 도대체 뭔지 궁금하셨던 적 있으신가요?저도 처음 프랑스 레시피를 접했을 때 이 부분에서 한참 헤맸어요.한국에서 파는 밀가루는 강력분·중력분·박력분 이렇게 나뉘어 있잖아요. "T55는 강력분인가, 중력분인가?"이 질문의 답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더라고요. 먼저 T 숫자가 뭘 의미하는지부터.프랑스에서는 밀가루 등급을 회분 함량으로 나눠요.밀가루를 태우고 남은 재의 양을 회분(灰分, ash) 이라고 하는데이게 밀알의 껍질(밀기울)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예요. T 뒤의 숫자 = 회분 함량 × 100 즉, T55 = 회분 0.55%, T65 = 회분 0.65%, T.. 더보기 이전 1 2 3 4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