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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브레드

빵 수업에서 배운 진짜 태도 처음 수업을 들으러 갔을 땐솔직히 기술을 배우러 갔어요.‘반죽 온도는 몇 도가 좋을까?’‘어떤 재료가 더 쫄깃함을 줄까?’그런 기술적인 것들이 궁금했거든요.그런데 신기하게도,수업을 몇 번 듣다 보니진짜 배운 건 ‘빵을 대하는 태도’였어요. 기다림은 빵의 시간, 마음의 시간강사님의 말씀이 아직도 기억나요.“빵은 급하게 만들면 안 돼요.빵이 익어갈 시간을 기다릴 줄 알아야 하죠.”그 말은 단순히 발효 시간만을 뜻하지 않았어요.손에 익는 감각, 반죽을 느끼는 마음,그리고 재료를 바라보는 눈까지—빵은 나를 다듬는 시간이었어요. 빵이 잘 되지 않아도 괜찮아어느 날, 반죽이 제대로 안 돼서결국 다시 시작한 적이 있어요.속상했지만, 강사님은 말씀하셨어요.“실패는 과정이에요.빵은 그날의 마음도 담기니까요.”그 말이.. 더보기
계란, 꼭 필요한 걸까? 계란은 오랫동안 제과제빵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였어요.풍미를 더해주고, 반죽의 조직을 부드럽게 해주며,색도 곱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존재죠.하지만 어느 날 문득,“꼭 계란이어야 할까?”라는 질문이 들었습니다. 계란 없이도 빵은 만들어진다담다브레드는 건강한 빵을 지향하며,계란을 반드시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레시피를 고민해왔어요.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분도 있고,조금 더 가볍고 편안한 빵을 원하는 분도 있기 때문이에요.실제로 담다브레드에서는계란을 넣지 않은 빵을 더 자주 만들고 있어요.식감은 조금 달라지지만,올리브오일이나 우유, 혹은 천연 발효종으로도 충분히풍미 깊은 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계란을 쓸 때도 기준이 있어요물론, 어떤 레시피는 계란이 꼭 필요할 때도 있어요.그럴 땐 무조건 뺄 수는 없죠.그래서.. 더보기
[담다브레드] 작은 변화가 만든 새로운 결 빵을 만든다는 건, 늘 같은 것 같지만 사실은 조금씩 다릅니다.똑같은 레시피, 같은 재료, 익숙한 손길이었는데도,어느 날은 빵결이 더 부드럽고, 또 어느 날은 풍미가 다르게 느껴지곤 합니다.그럴 때마다 저는 멈춰서 생각해봐요.“무엇이 달랐을까?” 1도, 1그램, 1분의 차이담다브레드의 빵은 늘 정직한 재료로 만듭니다.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작은 디테일’에 대한 민감함이에요. 예를 들어,하루는 반죽 수분율을 1% 줄여봤더니,굽고 나서 식감이 살짝 더 단단해졌어요.또 하루는 발효 시간을 10분 더 길게 두었더니,겉은 더 바삭하고 속은 놀라울 만큼 부드러웠어요. 이 작은 차이들이빵결을 바꾸고,씹을 때의 여운을 만들고,입안에서 느껴지는 풍미를 바꾸는 걸 알게 됐어요. 그 작은 변화는, 나를 바꾸기도 .. 더보기
“굽지 않아도 배우는 날” - 반죽이 없는 날, 더 많이 배우는 시간 빵을 굽지 않는 날이 있어요.손에 밀가루도 묻지 않고, 반죽 소리도 들리지 않는 하루.오븐도 쉬고, 나도 잠시 멈추는 날이죠.그런데 신기하게도,그런 날들이 오히려 가장 많이 배우는 날이 되곤 해요. 손이 멈출 때, 마음이 일어나는 시간반죽을 쉬게 하듯,나도 잠시 마음을 쉬게 해요.좋은 빵이란 무엇인지,나는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했는지,어떤 사람에게 어떤 빵을 주고 싶은지—그런 생각들이, 고요한 틈을 타고 마음 깊숙이 찾아오죠.굽지 않아도, 나는 계속 담다브레드가 되어가고 있어요. 가게 앞을 서성이며,이웃 빵집을 들여다보며,시장 골목을 걷다가 들리는 오래된 장인의 손끝 소리를 들으며~굽지 않는 하루에도‘배움’은 사방에 흩어져 있어요.빵을 구워야만 빵을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가끔은 멀리서 .. 더보기
빵의 굽기 색, 황금빛이란 무엇일까? 빵을 굽다 보면, 어느 순간오븐 속에서 반죽이 ‘빵’이 되어가는 그 찰나가 있어요.반죽 위로 천천히 색이 입혀지면서,속은 익고, 겉은 바삭해지고,마침내 ‘황금빛’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순간이죠.하지만 그 ‘황금빛’이란 건,정해진 시간표처럼 딱딱 떨어지는 게 아니더라고요.불 조절, 습도, 오븐 문을 여닫는 타이밍,그리고 오늘의 온도까지.조금만 달라도 빛깔은 달라져요. ‘황금빛’은 정답이 아니라, 느낌이에요.어느 날은 조금 더 짙어도 좋고,또 다른 날은 살짝 연한 색이 더 마음에 들 때도 있어요.담다브레드는 그날그날의 반죽과 오븐 앞에서‘오늘의 황금빛’을 찾으려 애써요.그게 정답은 아니지만,맛과 향, 식감의 균형이 가장 잘 맞는 순간이기 때문이에요. 너무 바삭하지도, 너무 촉촉하지도 않게.황금빛이라는 .. 더보기
낭만 속에서 마주한 나의 길 - 낭만브레드에서 배운 것들 일요일 아침, 사람들이 한적한 골목 끝에서조용히 문을 연 작은 베이커리 하나를 만났습니다.이름처럼 참 낭만적인 곳 - ‘낭만브레드’. 그곳은 매일 열려 있는 빵집이 아니었습니다.일주일에 단 하루, 일요일에만 문을 여는 가게.나머지 날엔, 오직 ‘빵 수업’만을 위한 시간으로 채워진다고 해요. 처음엔 조금 낯설었어요.‘왜 더 자주 열지 않을까?’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선택이 조금은 이해됐습니다.그곳은 단순히 빵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빵을 ‘기르고 가꾸는’ 공간처럼 느껴졌거든요. 진열대에는 따뜻한 빵이 조용히 놓여 있었어요.눈길을 사로잡은 건, 에삐 바게트.나뭇잎처럼 가지런히 잘린 그 바게트는정갈하면서도 위트 있는 모양으로, 누군가의 식탁에 올려질 모습을 상상하게 했.. 더보기
“언젠가 열릴 그 문을 상상하며 - 공방의 하루를 그려보다” 아직 열리지 않은 문이 하나 있어요.그 문 너머엔, 내가 오랫동안 꿈꿔온 "담다브레드 공방" 이 있죠.지금은 회사 책상에 앉아 일하지만,잠깐 눈을 감으면 그 공간이 선명하게 떠올라요.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지만,이미 나만의 빵 냄새와 온기가 그곳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아요. 이른 아침, 반죽이 숨 쉬는 소리하루는 아침 일찍 시작돼요.불 꺼진 새벽의 키친에서,조용히 반죽을 꺼내어 손으로 눌러봅니다.살짝 탄 듯한 고소한 향이,기름기 없는 벽에 은은히 퍼지고기계가 아닌 손으로 반죽을 접을 때,그 안에 내 마음도 천천히 녹아들죠.“오늘은 어떤 빵을 만들까?”손님보다 내가 먼저 기대하는 아침입니다. 낮에는 빵보다 사람을 굽는 시간문이 열리고,처음 오는 손님이 조심스레 들어와요.“여기… 빵이 참 담백하네요... 더보기
담다브레드 이야기 - 이름에 담긴 마음 "왜 '담다 브레드' 일까요?"이름을 정하는 건,작은 씨앗을 심는 일 같았어요.무엇을 담아야 오래도록 자라날 수 있을까..그 질문 하나로 며칠을 고민했던 기억이 나요. 그날도 늦은 밤이었어요.메모장엔 수십 개의 이름 후보가 적혀 있었고,한쪽 오븐에선 막 반죽을 마친 빵이 익어가고 있었죠.하루의 고단함이 밀려오던 그때,오븐에서 나는 고소한 냄새가 마음을 스르르 풀어주었어요.그 향기 속에서 문득 떠올랐어요. “이 빵엔 참 많은 걸 담고 있구나…”재료 하나하나에 담긴 선택,버터 대신 오일을 쓰는 이유,가공되지 않은 재료를 고르는 고민,그리고 무엇보다 누군가를 위한 진심. 담다 - 마음을, 재료를, 사람을‘담다’라는 단어는단순히 넣는다는 의미가 아니었어요.조금 더 정성스럽고, 따뜻하게 품는 느낌.그 단어 하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