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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브레드

새해에도 변하지 않는 기준 - 2026년 담다브레드가 지키고 싶은 한 가지 새해가 되면 자연스럽게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올해는 무엇을 더 할지,어디까지 가고 싶은지,어떤 모습을 그리고 있는지. 하지만 2026년을 맞이하며 나는목표보다 먼저 기준을 떠올리게 됩니다.얼마나 많이 굽느냐보다,어떤 마음으로 굽고 싶은지가더 중요하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담다브레드가새해에도 지키고 싶은 한 가지는 단순합니다.빵을 만들기 전에, 이유를 먼저 묻는 것.이 빵이 왜 필요한지,누구를 위한 것인지,지금 이 시기에 어울리는지. 조금 느려지더라도그 질문을 건너뛰지 않는 것이올해 내가 스스로에게 정한 기준입니다. 제빵을 배우며 알게 된 사실은기술은 빠르게 늘 수 있지만,기준은 쉽게 생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무엇을 만들지보다무엇을 만들지 않기로 할지 결정하는 일이오히려 더 어렵고 중요합니다. 그래.. 더보기
한 해를 마무리하며 남은 반죽들 - 끝내 굽지 못한 생각과 배운 것들 한 해의 끝에 서면,작업대 위를 한 번 더 바라보게 됩니다.오늘 굽지 않은 반죽은 없는지,마음속에 그대로 남아 있는 생각은 무엇인지. 올해도 나는 많은 반죽을 만졌습니다.손에 익숙해진 것도 있었고,끝내 원하는 결을 만들지 못한 것도 있었지요.어떤 반죽은 오븐에 들어가기 전에 접어두었고,어떤 생각은 아직 꺼내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기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모두 굽지 못한 것이 꼭 실패는 아니었습니다.시간이 부족했던 날도 있었고,아직 내 손이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날도 있었지요.그때는 아쉬움으로 남았지만,지금 생각해보면 그 반죽들은 나에게‘아직’이라는 시간을 알려준 것 같았습니다. 빵을 만들며 배운 가장 큰 깨달음 중 하나는모든 반죽이 같은 날,같은 속도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급하게 굽.. 더보기
겨울 주방의 풍경 -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오븐 사이 겨울 주방은문을 여는 순간부터 다릅니다.차가운 공기가 먼저 들어오고,그 뒤를 따라오븐의 열이 천천히 공간을 채웁니다. 이 계절의 주방은늘 두 가지 온도가 공존합니다. 손은 차갑고,반죽은 평소보다 느리게 움직입니다.물의 온도를 조금 더 살피고,반죽이 놀라지 않도록손길도 자연스럽게 조심스러워져요. 겨울에는빵이 사람을 시험하는 것 같을 때가 있습니다.조금만 서두르면 바로 티가 나고,조금만 방심해도반죽은 제 속도를 잃어버리죠. 그래서 겨울 주방에서는자연스럽게 천천히 일하게 됩니다. 오븐의 불이 켜지면주방의 분위기도 달라집니다.차가웠던 공기 사이로따뜻한 열이 번지고,빵이 굽히는 소리와 향이조용히 공간을 채워요. 그 순간만큼은겨울도 잠시 멈춰 있는 것 같습니다. 겨울은기다림이 자연스러운 계절입니다.빵도,.. 더보기
기다려야 맛이 완성되는 빵들 - 숙성과 시간의 역할 빵은 오븐에서 나오면 끝일 것 같지만,사실 어떤 빵들은그때부터 비로소 시작됩니다. 막 구워졌을 때보다하루, 이틀이 지나며맛이 더 깊어지는 빵들.그 빵들은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 슈톨렌이 그렇습니다.갓 구웠을 때보다며칠의 시간이 지나야버터와 과일, 견과의 맛이서로 어울리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각자의 존재감이 분명하지만시간이 흐르면서서로를 밀어내지 않고천천히 자리를 내어주죠. 그래서 슈톨렌은기다릴 줄 아는 사람에게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빵입니다. 천연발효 빵도 비슷합니다.빠르게 부풀릴 수는 있지만담다브레드는굳이 서두르지 않으려 합니다. 발효종이 스스로 움직일 시간을 주고,반죽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립니다.그 시간 동안맛은 부드러워지고,산미는 정돈되며,속은 더 편안해집.. 더보기
잘 팔리는 빵보다 오래 먹는 빵 - 담다브레드가 선택한 방향 빵을 배우다 보면한 번쯤 이런 질문을 듣게 됩니다. “이 빵, 잘 팔려요?” 처음엔 그 말이조금은 낯설게 느껴졌습니다.빵의 맛이나 과정이 아니라결과부터 묻는 것 같았거든요. 물론 빵집에게‘잘 팔리는 빵’은 중요합니다.현실적인 이유도 있고,사람들이 찾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담다브레드는그 질문 뒤에다른 질문 하나를 더 얹어봅니다. “이 빵, 오래 먹어도 괜찮을까?” 처음 먹었을 때 화려한 빵은 많습니다.버터 향이 진하고,달콤함이 빠르게 다가오는 빵들.하지만 매일 먹기에는조금은 부담스러울 때도 있죠. 담다브레드가 만들고 싶은 빵은한 번에 눈길을 끄는 빵보다는며칠, 몇 달이 지나도다시 생각나는 빵입니다. 그래서 재료를 고를 때도,배합을 정할 때도항상 기준은 같습니다. 과하지 않을 것.. 더보기
하루를 여는 첫 반죽 - 빵집의 하루는 어디서 시작될까 빵집의 하루는문을 여는 순간부터 시작되지 않습니다.사실 그보다 훨씬 이전,아직 거리가 조용하고공기가 차가운 시간에 이미 시작돼요. 하루의 시작은 늘 첫 반죽을 만지는 순간입니다.물의 온도를 재고,밀가루의 촉감을 확인하고,손에 묻은 반죽의 상태를 천천히 느껴봅니다.이때가 되어서야오늘 하루의 컨디션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요. 반죽은 늘 같지 않습니다.어제와 같은 레시피,같은 재료를 써도날씨, 습도, 온도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죠. 그래서 담다브레드는하루를 정해진 순서가 아닌, 반죽의 상태에 맞춰 시작합니다. 오늘은 물을 조금 더 아껴야 할지,조금 더 기다려줘야 할지,아니면 손을 덜 대야 할지그 답은 반죽이 먼저 말해줍니다. 첫 반죽을 하며마음도 함께 정리됩니다.급한 마음을 내려놓고,오늘 해야 할.. 더보기
빵을 계속 배우는 이유 -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다짐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이 정도면 이제 혼자 해도 되지 않나요?”그럴 때마다잠깐 생각하다가 웃으며 대답하게 됀다.아직은 아니라고. 빵은 알수록 쉬워지지 않았다처음엔하나라도 더 빨리 익히고 싶었다.반죽법, 온도, 시간, 레시피.공식처럼 외우면어느 순간 다 될 줄 알았다.하지만 배우면 배울수록빵은 오히려 더 어렵게 다가왔다.같은 밀가루, 같은 물, 같은 손인데날마다 결과가 달랐고어제의 정답이 오늘은 틀리기도 했다.그때 알게 됐다.빵은 외우는 게 아니라계속 묻는 일이라는 걸. 배움은 기술보다 태도를 바꿨다 수업을 들을수록손기술보다 먼저 바뀐 건마음가짐이었다.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는 법,실패를 바로 버리지 않는 법,빵이 말할 때까지 기다리는 법.배움은나를 더 잘 굽게 만들기보다더 천천히 만들었다.그리고 그.. 더보기
같은 빵을 매일 굽지 않기로 한 이유 - 담다브레드가 ‘반복’보다 ‘기준’을 택한 방식 빵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는같은 빵을 매일 똑같이 굽는 것이제빵사의 기본이라고 생각했다.레시피는 정확해야 하고,온도와 시간은 늘 같아야 하며,어제와 오늘의 빵은 구분되지 않아야 한다고.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한 가지 질문이 마음에 남게 되었다.“정말 매일 같은 빵을 굽는 것이 좋은 빵일까?” 매일 같은 조건은 존재하지 않는다반죽은 늘 달라.같은 밀가루를 써도,그날의 온도와 습도,손의 온기와 마음의 상태까지도반죽에는 그대로 남는다.어제는 잘 됐던 반죽이오늘은 조금 더 느리게 반응하고,같은 오븐에서도빵은 늘 조금씩 다른 얼굴로 나온다.그때부터 생각이 바뀌었다.같은 빵을 반복하는 것보다같은 기준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겠구나. 담다브레드가 말하는 ‘기준’ 담다브레드의 기준은 단순하다.이 빵을 내가 매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