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빵을 배우다

“빵을 만들며 배운 균형” - 손과 마음의 무게 맞추기

 

빵 반죽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자주 ‘균형’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손의 힘, 반죽의 수분,

발효의 시간, 오븐의 온도.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

빵은 금세 제 기질을 드러내죠.

 

 

너무 세게 반죽하면 질겨지고,
너무 약하면 탄력이 없습니다.
발효가 지나치면 신맛이 돌고,
덜 되면 속이 익지 않죠.

 

 

그 사이를 찾는 일이야말로,
빵을 굽는 사람이 매일 새롭게 배워야 하는 일 같습니다.

 


처음에는 기술로 해결하려 했습니다.
정확한 온도, 시간, 반죽 강도, 습도를 기록하며

‘정답’을 찾고 싶었어요.
하지만 어느 날,

똑같은 조건으로 반죽했는데도
빵의 결과가 다르게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따라 마음이 복잡했고,

손끝이 조금은 조급했습니다.
그 작은 차이가

반죽에도 그대로 전해진 것이었죠.
그때 깨달았어요 ~
빵의 균형은 ‘기술의 정밀함’보다 ‘마음의 상태’에 달려 있다는 걸요.

 


 

빵을 만들며 배우는 균형은,
어쩌면 살아가는 일과 닮아 있습니다.
너무 열심히만 하면 금세 지쳐버리고,
너무 느슨하면 아무 맛도 남지 않죠.
손과 마음, 일과 쉼, 집중과 여유의 사이를
매번 다시 조율해야 합니다.

 

담다브레드가 추구하는 빵도 그렇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무게의 중심이 잡힌 빵.
몸에는 편안하고,

마음에는 여백을 남기는 빵.

 


 

균형은 한 번 맞추면 끝나는 게 아니라,
매일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걸
빵이 저에게 가르쳐줬습니다.

 

 

오늘도 반죽 위에 손을 올리며 생각합니다.
“너무 세지도, 너무 약하지도 않게.”
그 말이 어쩌면 빵을 넘어,
삶을 굽는 자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빵을 굽는 남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