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다브레드 썸네일형 리스트형 겨울의 끝자락에서 굽는 빵 - 가장 추운 달에 가장 단단해지는 기준 1월의 주방은 유난히 차분합니다.문을 열면 찬 공기가 먼저 들어오고,반죽은 쉽게 움직이지 않습니다.손이 닿는 모든 것이조금씩 더 천천히 반응합니다. 이 계절의 반죽은사람의 조급함을 그대로 드러냅니다.조금만 서두르면 발효는 흐트러지고,조금만 방심하면 온도는 금세 어긋납니다.그래서 겨울의 빵은기술보다 태도를 먼저 묻습니다. 1월의 온도는빵을 만드는 사람에게 늘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지금 기다릴 수 있는가.조금 더 지켜볼 여유가 있는가. 여름처럼 밀어붙일 수 없고,가을처럼 자연에 맡기기도 어렵습니다.이 계절에는 손이 더 많이 개입하게 됩니다.덮어주고, 옮겨주고,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옆에 머문답니다. 겨울 발효는 느립니다.하지만 그 느림 속에서반죽은 스스로 자리를 잡습니다.급하게 부풀지 않는 대신속.. 더보기 새해에도 빵은 갑자기 달라지지 않는다 - 목표보다 루틴을 믿기로 한 이유 새해가 되면 무엇이든 새로워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하지만 작업대 앞에 서면그 기대는 금세 현실로 돌아오지요.반죽은 여전히 같은 밀가루로 시작되고,손의 움직임도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빵은 새해라고 해서갑자기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올해는큰 목표보다 루틴을 믿기로 했습니다.더 많은 빵을 굽겠다는 다짐보다,매일 같은 시간에 반죽을 만지는 일.완벽한 결과보다,기본을 반복하는 하루. 제빵을 배우며 알게 된 것은성장은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어느 날 갑자기 손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어제와 같은 동작을 오늘도 했을 때조금씩 쌓이는 감각. 새해 다짐은 종종지금의 나를 부정하는 데서 시작합니다.하지만 빵은 그렇지 않습니다.어제의 반죽 위에오늘의 시간이 더해질 뿐입니다. .. 더보기 유행 빵을 담다브레드 식으로 만든다면 - 트렌드와 철학 사이에서의 선택 만약 요즘 유행하는 빵을담다브레드 식으로 만든다면,아마 먼저 레시피를 펼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신 이런 질문부터 해볼 것 같습니다.이 빵을 왜 만들고 싶은지,이 유행 속에서 꼭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지. 유행하는 빵들은 대체로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눈에 띄고,기억에 남고,한 입에 설명되는 매력이 있습니다.두바이 쫀득 쿠키의 질감,나가사키 카스테라의 단정함처럼 말이죠. 하지만 담다브레드라면그 매력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는조금 천천히 옆에서 바라볼 것 같습니다. 쫀득함이 유행이라면그 식감을 더 세게 만들기보다는왜 사람들이 그 식감을 좋아하는지부터 생각할 것입니다.빠르게 사라지지 않고,입 안에 잠시 머무는 감각.그 ‘머무름’을 어떻게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 달콤함이 포인트라면당도를 높이는 대신재.. 더보기 단순해서 더 어려운 빵 - 나가사키 카스테라가 다시 불리는 이유 요즘 나가사키 카스테라가 다시 자주 언급됩니다.화려한 토핑도 없고,겹겹이 접는 공정도 없습니다.그저 네모난 모양의, 아주 단정한 빵. 그런데 이상하게도사람들은 이 단순한 빵 앞에서 다시 멈춰 섭니다. 카스테라는 재료부터가 솔직합니다.계란, 설탕, 밀가루, 그리고 물엿이나 꿀.이 정도면 설명은 끝.하지만 바로 그 단순함 때문에만드는 사람의 실력과 태도가 숨을 곳이 없습니다. 계란을 어떻게 풀었는지,공기를 어디까지 품게 했는지,굽는 동안 오븐을 얼마나 믿고 기다렸는지.조금만 흔들려도 결과는 바로 드러납니다.기교로 감출 수 있는 구간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카스테라는‘쉬운 빵’이 아니라정직한 빵에 가깝습니다. 요즘 이 빵이 다시 유행하는 이유도어쩌면 거기에 있는지도 모른니다.자극적인 맛과 복잡한 구조.. 더보기 유행하는 빵 앞에서 멈춰 서 본다 - 두바이 쫀득 쿠키와 나가사키 카스테라를 보며 든 생각 요즘 빵 이야기를 하다 보면꼭 한 번쯤은 이름이 오르는 것들이 있습니다.두바이 쫀득 쿠키, 나가사키 카스테라.SNS를 넘기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줄을 서서 사 먹었다는 이야기들도 흔하지요. 솔직히 말하면,나 역시 처음엔 궁금했어요.왜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을까.무엇이 사람들을 이 빵들 앞에 멈춰 서게 만들었을까. 그래서 일부러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그 유행을 바라보았습니다.당장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보다, “이 빵들이 지금 사람들에게 어떤 감정을 건드리고 있을까” 를 먼저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두바이 쫀득 쿠키는 이름 그대로 식감이 강렬해요.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느껴지는 쫀득함,씹을수록 이어지는 단맛과 밀도.복잡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즉각적으로 만족을 줍니다.요즘처럼 빠른 일상 속에서는,이런 즉각.. 더보기 겨울 빵이 더 따뜻한 이유 - 차가운 계절이 빵 맛에 남기는 것 겨울에 빵을 굽다 보면같은 레시피라도 맛이 조금 다르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분명 재료는 같고,과정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빵을 꺼내는 순간의 공기와 온도가그 맛에 다른 결을 남깁니다. 차가운 계절은 주방을 더 조용하게 만듭니다.여름처럼 반죽이 급하게 움직이지 않고,발효는 한 박자 느려집니다.그 느림 덕분에반죽은 더 많은 시간을 버티고,맛은 조금 더 깊어질 여유를 얻게 되지요. 겨울의 주방에서는오븐의 불빛이 유난히 선명합니다.차가운 공기 속에서따뜻한 열이 퍼질 때,그 온도 차이가 몸으로 먼저 느낄수가 있습니다.그래서인지 빵을 굽는 사람도자연스럽게 더 집중하게 되지요.문을 닫고,소리를 줄이고,손의 감각에 귀를 기울이게 되지요. 겨울 빵이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단순히 온도 때문만은 아닙니다.차가운 계절일.. 더보기 새해에도 변하지 않는 기준 - 2026년 담다브레드가 지키고 싶은 한 가지 새해가 되면 자연스럽게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올해는 무엇을 더 할지,어디까지 가고 싶은지,어떤 모습을 그리고 있는지. 하지만 2026년을 맞이하며 나는목표보다 먼저 기준을 떠올리게 됩니다.얼마나 많이 굽느냐보다,어떤 마음으로 굽고 싶은지가더 중요하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담다브레드가새해에도 지키고 싶은 한 가지는 단순합니다.빵을 만들기 전에, 이유를 먼저 묻는 것.이 빵이 왜 필요한지,누구를 위한 것인지,지금 이 시기에 어울리는지. 조금 느려지더라도그 질문을 건너뛰지 않는 것이올해 내가 스스로에게 정한 기준입니다. 제빵을 배우며 알게 된 사실은기술은 빠르게 늘 수 있지만,기준은 쉽게 생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무엇을 만들지보다무엇을 만들지 않기로 할지 결정하는 일이오히려 더 어렵고 중요합니다. 그래.. 더보기 한 해를 마무리하며 남은 반죽들 - 끝내 굽지 못한 생각과 배운 것들 한 해의 끝에 서면,작업대 위를 한 번 더 바라보게 됩니다.오늘 굽지 않은 반죽은 없는지,마음속에 그대로 남아 있는 생각은 무엇인지. 올해도 나는 많은 반죽을 만졌습니다.손에 익숙해진 것도 있었고,끝내 원하는 결을 만들지 못한 것도 있었지요.어떤 반죽은 오븐에 들어가기 전에 접어두었고,어떤 생각은 아직 꺼내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기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모두 굽지 못한 것이 꼭 실패는 아니었습니다.시간이 부족했던 날도 있었고,아직 내 손이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날도 있었지요.그때는 아쉬움으로 남았지만,지금 생각해보면 그 반죽들은 나에게‘아직’이라는 시간을 알려준 것 같았습니다. 빵을 만들며 배운 가장 큰 깨달음 중 하나는모든 반죽이 같은 날,같은 속도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급하게 굽.. 더보기 이전 1 2 3 4 5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