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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베이킹

물의 무게 - 같은 레시피인데 다른 빵이 나오던 이유 같은 레시피로 만든 빵인데왜 어떤 날은 다르게 나올까. 오랫동안 답을 못 찾았어요. 밀가루도 같고,이스트도 같고,계량도 정확했는데빵의 풍미는 미묘하게 달랐어요. 마지막까지 의심하지 않았던 건 물이었어요. R&D 시절, 한 선배가 이렇게 말했어요. "빵에 들어가는 재료 중 물이 제일 많은 거 알지?"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었어요.반죽 무게의 60~70%가 물이거든요.근데 저는 그 물을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었어요. 수돗물이든,정수기 물이든,페트병 물이든"같은 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날 선배가 작은 실험을 보여줬어요.같은 레시피 세 개를 만들고 물만 다르게 했어요.하나는 수돗물하나는 정수기 물하나는 미네랄워터같은 시간, 같은 온도에서발효했는데 빵이 다 달랐어요. 수돗물로 만든 건 색이 옅고,정수기 물로.. 더보기
장마철 반죽 수분 조절 - 비 오는 날 빵이 자꾸 질어지는 이유 비 오는 날 빵을 굽다가평소보다 반죽이 너무 진 경험,혹시 있으신가요? 같은 레시피, 같은 밀가루인데어느 날은 탱탱하고 어느 날은 손에 달라붙어요. 저도 처음엔 컨디션 탓인 줄 알았어요. 근데 한참 뒤에 알았어요. 문제는 공기 중 습도였거든요. 밀가루는 살아 있는 재료처럼주변 공기를 그대로 흡수해요. 습도가 높으면 밀가루도 수분을 머금어요.전문 용어로 흡습성 이라고 해요. 장마철 상대습도가 80~90%까지 올라가면1kg 밀가루 안에 이미수분이 0.5~1.5% 더 들어가 있어요. 숫자로는 작아 보이지만빵 한 덩이 기준 5~15g의 차이예요. 5g 차이가 별 거 아닌 것 같아도반죽의 손맛은 완전히 달라져요. 겨울에 가수율 65%로 잘 되던 레시피가장마철엔 같은 65%로 만들면손에 달라붙고 늘어져요. 처음엔.. 더보기
이스트 한 봉지의 무게 - 효모를 죽이지 않고 살려 쓴다는 것 처음 빵을 만들 때저는 이스트를 죽인 적이 있어요. 뜨거운 물에 풀었거든요. "발효를 빨리 시키려면따뜻한 물이 좋다고 했으니까." 그렇게 생각했어요. 근데 한참을 기다려도반죽이 안 부풀더라고요. 세 시간을 기다리고서야 이스트가 다 죽었다는 걸 알았어요. 이스트 봉지를 처음 받아보면 정말 작아요. 500g 밀가루에 들어가는 양이 겨우 5g 이에요. 근데 그 5g이빵 한 덩이 전체를부풀게 해요. 그 작은 가루가 살아 있는 생명체라는 걸 저는 한참 뒤에야 알았어요. 이스트는 효모예요. 학명은 Saccharomyces cerevisiae. 밀가루 안의 당분을 먹고이산화탄소와 알코올을 만들어요. 이산화탄소가 반죽을 부풀게 하고알코올이 풍미를 만들어요. 근데 이 효모는 살아있는 미생물이에요. 40도가 넘으면 약해.. 더보기
베이커리 용어사전을 만들고 있어요 - 'R&D는 아는 말, 베이커는 모르는 말'에 대해 요즘 또 새 도구를하나 만들고 있어요. 이번엔 베이커리 용어사전이에요. 처음엔 별 거 아닌 줄 알았어요. 용어 몇 개 정리해서검색되게 만들면 끝일 줄 알았거든요. 근데 막상 시작해보니 전혀 단순하지 않더라고요. 문제는 같은 단어를 현장과 책이 다르게 쓰는 경우가 많다는 거였어요. 예를 들어 "오토리즈". R&D 책에는 "밀가루와 물만 미리 섞어20~60분 휴지시키는 과정"이라고 나와요. 근데 현장 베이커들은"잠깐 쉬게 두는 시간"이라고 부르거나아예 다른 의미로 쓰기도 해요. 같은 단어, 다른 의미. 이걸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며칠을 고민했어요. 또 다른 예가 "오버나잇"이에요. 어떤 책에는 저온 장시간 발효 라고 적혀 있고, 다른 곳에서는"하룻밤 두는 모든 작업"이라고 더 넓게 써요. 베이커 한 명한.. 더보기
여름 베이킹 글루텐 형성 - 35도 작업장에서 반죽 망하지 않는 법 같은 레시피인데여름엔 빵이 잘 안 부푸는 경험,혹시 있으신가요? 겨울엔 탱탱하던 반죽이여름엔 자꾸 늘어지거나 끊어져서당황한 적 있을 거예요. 저도 그랬어요. 처음엔 효모가 문제인 줄 알았어요. 근데 아니었어요. 문제는 글루텐이었거든요. 여름엔 글루텐이 평소보다 빨리 약해져요. 이유는 단순해요. 밀가루 안에는 글루텐을 만드는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이 있어요. 근데 같이 들어 있는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효소) 가 온도가 높아질수록 활발해져요. 이게 글루텐을 분해해 버리거든요. 실온 30도가 넘으면효소 활성이 거의 두 배가 돼요. 게다가 반죽 온도까지 올라가면1차 발효가 너무 빨라지면서글루텐이 충분히 자라기 전에가스가 만들어져요.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기공이 거칠고,신장성이 떨어지고,구워도 잘 안 부풀고,풍미도.. 더보기
밀가루 보관법 - 여름에 벌레 안 생기게 하는 R&D 노하우 여름에 밀가루 봉지를 열었더니 작은 벌레가 기어다닌 경험, 혹시 있으신가요? 처음 그걸 봤을 때저는 한참 멍하니 있었어요. 새로 산 지 한 달도 안 된 강력분이었거든요. 봉지째 통째로 버렸어요. 그날부터 밀가루 보관을 R&D 관점으로 다시 보기 시작했어요. 여름에 밀가루에 생기는 벌레는 대부분 밀가루게예요. 정식 이름은 거짓쌀도둑거저리.영어로는 Confused flour beetle. 이 벌레는 어디서 갑자기 오는 게 아니에요. 밀가루 자체에 알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요. 겨울엔 부화하지 않고 있다가실온이 25도를 넘으면2~3주 만에 성충이 되거든요. 여름에 갑자기 보이는 이유가 이거예요. R&D에서 가장 먼저 가르치는 건 "개봉 즉시 옮겨 담아라" 예요. 종이 봉지나 비닐 봉지째로 두면공기·습기·해충.. 더보기
반죽 온도 계산법 - 여름엔 왜 발효가 빨라질까 (목표온도 × 3 공식) 여름이 되니 같은 레시피인데 발효가 너무 빨리 끝난 경험,혹시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어요. 겨울에 3시간 걸리던 1차 발효가여름엔 1시간 30분 만에이미 부풀어 있더라고요. 처음엔 효모가 좋아져서 그런 줄 알았어요. 근데 아니었어요. 문제는 반죽 온도였거든요. 빵 반죽은 목표 반죽 온도라는 게 있어요. 식빵은 보통 26~27도.크루아상 같은 저온 발효는 24도.호밀빵은 25도 정도. 이 온도가 정확해야발효 시간이 일정해지고빵의 풍미도 안정돼요. 근데 여름엔 그게 어려워요. 실온이 30도가 넘으면가만히 둬도 반죽이 따뜻해지거든요. R&D에서는 이런 공식을 써요. 물 온도 = (목표 반죽 온도 × 3) - 실온 - 밀가루 온도 - 마찰열 처음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풀어 쓰면 단순해요. 예를 들어볼게요.목표 .. 더보기
쿠키가 안 부푼 이유 - 베이킹파우더와 베이킹소다, R&D는 이걸 어떻게 다르게 보는가 쿠키를 구웠는데생각보다 안 부풀어서당황한 적 있으신가요?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레시피대로 했는데 쿠키가 평평하게 누워있었거든요. 원인은 단순했어요. 베이킹소다와 베이킹파우더를같은 것으로 알고바꿔 넣었던 거였죠. 입문자 시각에서 보면둘은 비슷해 보여요. 흰 가루, 비슷한 모양,둘 다 빵을 부풀게 하는 재료. 하지만 R&D 관점에서는 완전히 다른 화학 반응이에요. 베이킹소다는 알칼리성이에요.혼자서는 가스를 잘 못 만들어요. 산성 재료를 만나야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면서반죽을 부풀려요. 산성 재료가 뭐냐면 요거트, 레몬즙, 식초,버터밀크, 흑설탕, 카카오. 레시피에 이런 게 없는데베이킹소다만 넣으면? 반응할 상대가 없으니 안 부풀어요. 쿠키가 안 부푼 이유가바로 이거였어요. 저는 그날 레몬도, 요거트도,카카오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