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니 같은 레시피인데 발효가 너무 빨리 끝난 경험,
혹시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어요.
겨울에 3시간 걸리던 1차 발효가
여름엔 1시간 30분 만에
이미 부풀어 있더라고요.
처음엔 효모가 좋아져서 그런 줄 알았어요.
근데 아니었어요.
문제는 반죽 온도였거든요.

빵 반죽은 목표 반죽 온도라는 게 있어요.
식빵은 보통 26~27도.
크루아상 같은 저온 발효는 24도.
호밀빵은 25도 정도.
이 온도가 정확해야
발효 시간이 일정해지고
빵의 풍미도 안정돼요.
근데 여름엔 그게 어려워요.
실온이 30도가 넘으면
가만히 둬도 반죽이 따뜻해지거든요.
R&D에서는 이런 공식을 써요.
물 온도 = (목표 반죽 온도 × 3) - 실온 - 밀가루 온도 - 마찰열
처음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풀어 쓰면 단순해요.
예를 들어볼게요.
- 목표 반죽 온도: 26도
- 실온: 30도
- 밀가루 온도: 28도
- 마찰열: 5도 (스파이럴 믹서 기준)
= (26 × 3) - 30 - 28 - 5 = 78 - 63 = 물 온도 15도
이렇게 나와요.
여름엔 물을 차게 써야
반죽이 목표 온도에서 끝나거든요.
마찰열은 좀 헷갈리는 부분이에요.
손반죽은 1~2도,
스탠드믹서는 3~4도,
스파이럴 믹서는 5~8도까지 올라가요.
본인 작업 환경에서 한두 번 측정해보면
본인 마찰열 평균값이 나와요.
저는 처음에 마찰열을 0으로 두고
계산했는데
반죽이 항상 1~2도 더 따뜻하게 나왔어요.
그래서 +3도로 보정하고부터는
편차가 거의 없어졌어요.

겨울엔 반대예요.
실온이 18도일 때 공식대로 계산하면
물 온도가 35~40도까지 나와요.
따뜻한 물로 반죽 온도를 맞추는 거죠.
이걸 모르고 그냥 미지근한 물을 쓰면
반죽이 22도쯤에서 끝나서
발효가 늘어지더라고요.
이걸 매번 손으로 계산하긴 번거로워요.
저도 처음엔 메모지에 적어두고
계산기로 두드렸어요.
근데 매일 실온이 바뀌고
밀가루도 보관 상태에 따라 다르고
믹서를 바꾸면 마찰열도 달라지니까
결국 직접 도구를 만들었어요.
지금은 베이커스 노트 반죽 온도 계산기에 실온·밀가루 온도·마찰열만 넣으면 물 온도가 바로 나와요.

반죽 온도를 잡는 일은
숫자 놀이가 아니에요.
같은 레시피에서 같은 빵을 만들어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약속이에요.
여름에 발효가 빨라지면
효모 탓을 하기 전에
물 온도부터 한 번 점검해 보세요.
대부분은 거기서 답이 나오거든요.
빵을 굽는 남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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