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제빵 썸네일형 리스트형 성형과 벤치타임 - 반죽을 다루는 손의 기술 (반죽 시리즈 4편) 지난 편에서 1차 발효를 다뤘어요.반죽이 부풀어 오르며 풍미가 만들어지는 그 시간. 오늘은 그 다음 단계인 성형 이야기예요.발효 끝난 반죽을 만지는 순간 저는 늘 잠깐 멈춰요.이 반죽이 몇 시간 동안 만들어온 결을손 하나로 무너뜨릴 수도 있고 반대로 살릴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성형은 정말 미묘한 단계예요. 성형은 사실 하나의 동작이 아니에요.네 개의 작은 단계로 나뉘어 있어요. 1. 분할 (Divide) 2. 둥글리기 (Preshape) 3. 벤치타임 (Bench rest) 4. 성형 (Final shape)이 네 단계가 각각 무엇을 하는지 하나씩 짚어볼게요. 1. 분할 (Divide)발효 마친 반죽을 저울로 재서 같은 무게로 나눠요.식빵이라면 400~500g씩, 바게트라면 250g씩, 모닝빵이라면 4.. 더보기 9월 문턱, 아침 공기가 달라지는 순간 - 계절이 반죽을 바꿔놓아요 며칠 전 새벽에 창문을 열었어요.몇 주 전과 다르게 공기가 살짝 서늘해요. 아직 낮에는 30도 가까이 올라가지만새벽 5시의 공기는 분명히 8월과 달라요.이럴 때 저는 반죽을 마주하면 살짝 긴장돼요.계절이 바뀌면 반죽도 함께 바뀌거든요. 여름 내내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반죽을 만들었어요.밤새 시원했던 공기 덕에 반죽 온도가 안정적이었고 발효도 예측 가능했어요.여름 새벽은 여름 반죽의 친구였어요. 근데 9월이 되면 새벽 공기가 서서히 달라져요.25도였던 새벽이 22도가 되고,어느 날 아침엔 20도까지 떨어져요.이 3~5도 차이가 반죽에겐 큰 변화예요. 같은 레시피로 반죽을 만들었는데어제와 다른 결과가 나와요.여름 내내 65% 가수율로 잘 되던 반죽이 9월 되면 살짝 되직해져요. 밀가루도 공기 중 습도를 덜.. 더보기 믹서의 차이 - 손·핸드믹서·스탠드·스파이럴이 만드는 반죽의 차이 빵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신 분들이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이 있어요. "저도 스탠드 믹서 사야 할까요?""손반죽이랑 뭐가 달라요?""스파이럴 믹서는 뭔가요?" 저도 처음에 이 질문 앞에서 오래 헤맸어요.돈을 얼마나 쓰면 얼마나 다른 빵이 나오는지 감이 안 왔거든요.오늘은 이 네 가지 도구를 R&D 관점에서 정리해 드릴게요. 1. 손반죽 (Hand Kneading)가장 원시적이면서 가장 정직한 방법.두 손으로 반죽을 접고, 늘리고, 치대는 방식이에요.시간: 15~20분장점: 반죽 상태를 손으로 직접 느낌단점: 힘들고 오래 걸림마찰열: 낮음 (1~2도)손반죽의 진짜 가치는 반죽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에요.처음엔 끈적이던 반죽이 어느 순간 갑자기 매끄러워지는 그 순간.이 감각은 손반죽에서만 .. 더보기 이스트의 얼굴 - 인스턴트·드라이·생이스트가 각자 다른 이유 빵을 만들다 보면 이런 질문 자주 보이시죠?"이 레시피는 인스턴트 이스트인가요, 드라이 이스트인가요?"또는"생이스트로 대체하려면 얼마나 넣어야 해요?" 저도 이 질문 앞에서 오랫동안 헷갈렸어요."어차피 이스트인데 다 같은 거 아냐?"그렇게 생각했어요.근데 이 셋은 얼굴이 완전히 다른 재료예요. 먼저 이스트가 뭔지부터.이스트는 살아있는 미생물 (효모)이에요. 학명은 Saccharomyces cerevisiae. 이걸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성격이 다른 세 종류가 나와요. 1. 생이스트 (Fresh Yeast)수분을 살려둔 이스트. 말 그대로 살아있는 상태.주로 큐브 형태로 판매돼요.수분 함량: 약 70%보관: 냉장 필수 (2주 이내 사용)사용법: 미지근한 물에 풀어서 사용특징: 발효 향이 가장 진하고 순.. 더보기 오븐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 - 굽기가 완성되는 마지막 순간 반죽이 오븐에 들어가는 순간 저는 카운트다운을 시작해요.25분. 이 시간 동안 오븐 안에서는 정말 많은 일이 벌어져요.저는 그 앞에 조용히 서서 오븐 창을 들여다보곤 해요.가끔 이 시간을 왜 이렇게 좋아하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어요. 처음 3분 반죽이 급격히 부풀어요.이걸 오븐 스프링 이라고 해요. 오븐 열이 반죽 안으로 스며들면서안의 공기와 이스트가 만든 가스가 한꺼번에 팽창해요.이 3분이 사실 굽기의 가장 극적인 순간이에요.반죽 표면은 아직 부드러운데안에서 밀어올리는 힘이 빵의 최종 볼륨을 결정해요. 5~7분 표면이 서서히 마르기 시작해요.수분이 증발하면서 크러스트가 형성돼요. 이때 오븐 문을 열면 안 돼요.찬 공기가 들어가는 순간 반죽이 놀라서 주저앉거든요.오븐 창으로만 조용히 보는 게 규칙이에요.. 더보기 설탕은 단맛만 내는 게 아니더라고요 - 보습·발효·색·식감의 비밀 빵에 들어가는 설탕,단맛 조절 그 이상은 아니지 않을까? 오랫동안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식빵 레시피에 설탕 20g이 있으면"조금 덜 달게 만들어볼까" 싶어서 그냥 반으로 줄여본 적이 있어요. 결과는 완전히 다른 빵이었어요.색은 옅고, 발효는 뜬금없이 늦어졌고,크럼은 예전 같은 부드러움이 없었어요.같은 밀가루, 같은 이스트, 같은 시간인데설탕 하나 줄인 것뿐인데 빵의 인상 전체가 달라졌어요. 그날 알았어요.설탕은 그냥 단맛이 아니라 빵의 여러 얼굴을 만드는 재료라는 걸. R&D에서는 설탕의 역할을 크게 네 가지로 봐요. 1. 단맛 (물론)이건 가장 눈에 보이는 역할이에요.빵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밀가루 대비 2~10% 정도 설탕을 넣어요.식빵: 2~5%단과자빵: 8~12%브리오슈: 10~15%이.. 더보기 믹싱의 세계 - 글루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지난 편에서 반죽의 4단계를 개괄해봤어요. 오늘은 그 첫 번째 단계 믹싱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해 볼게요.밀가루에 물을 넣고 섞으면 반죽이 만들어져요.너무 당연한 이 일이 사실은 어떤 신비한 과정을 거치는지 아시나요?빵을 처음 만들 때 저도 몰랐어요.그냥 섞으면 되는 줄 알았어요. 밀가루 안에는 두 종류의 단백질이 있어요.글리아딘 (Gliadin)글루테닌 (Glutenin)이 둘은 밀가루가 마른 상태일 땐 서로 만나지 않고 각자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물이 들어오는 순간 이 둘이 만나기 시작해요. 글리아딘은 유연하게 늘어나는 성질, 글루테닌은 단단하게 잡아주는 성질.이 두 성질이 결합하면 "글루텐" 이라는 그물망이 만들어져요. 근데 물이 만나기만 하면 자동으로 글루텐이 완성되는 게 아니에요.물리적.. 더보기 반죽의 4단계 - 믹싱부터 2차 발효까지 전체 흐름 이해하기 빵을 처음 만들어보고 싶은 분이라면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하셨을 거예요. "레시피를 봐도 정확히 뭐부터 뭐까지 하는 건지 감이 안 와요." 밀가루에 물 넣고,잠깐 반죽하고,어딘가에 두고,다시 만지고,또 두고,굽고. 이 흐름이 정리되지 않으면매번 레시피 옆에 앉아 "지금은 몇 번째지" 를 헷갈리게 돼요. 저도 처음에 그랬어요.오늘은 빵 반죽의 전체 흐름을 딱 4단계로 정리해 드릴게요. 각 단계의 상세는 다음 편부터 하나씩 이어갈 예정이니 이 글은 전체 지도 같은 역할이에요. 1단계. 믹싱 (반죽하기)밀가루, 물, 소금, 이스트를 한 볼에 넣고 섞는 단계예요.여기서 두 가지 일이 일어나요.재료가 균일하게 섞이고글루텐이 만들어지기 시작해요글루텐은 밀가루 안의 단백질이 물과 만나 그물망을 형성하는 거예요. 이 그.. 더보기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