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를 보다가
"어? 이 재료 지금 없는데"
이런 순간, 자주 있으시죠?
버터가 없거나,
우유가 다 떨어졌거나,
계란이 딱 한 개 부족하거나.
이때 어떤 걸 대신 쓸 수 있는지 아니면 그냥 빼도 되는지 막막할 때가 많아요.
저도 예전엔 그랬어요.
그냥 빼고 만들었다가 빵이 완전히 다르게 나온 적이 여러 번이에요.
재료를 대체할 때 지키는 세 가지 기준이 있어요.
1. 무게 매칭
같은 양(그램)으로 대체하는 게 기본이에요.
우유 100g이 없다면 두유 100g으로.
무작정 부피(ml)로 계산하면 안 돼요.
액체마다 밀도가 조금씩 다르거든요.
2. 기능 매칭
이게 사실 가장 중요해요.
버터의 역할은 지방·풍미·색·부드러움이에요.
이걸 대체하려면 비슷한 지방 함량과 역할을 가진 재료가 필요해요.
3. 풍미 매칭
재료마다 향이 다르니까 빵의 인상이 달라진다는 걸 알고 시작해야 해요.

자주 있는 대체 상황을 정리해 볼게요.
버터 → 마가린 or 식용유
- 마가린: 1:1 대체 가능. 다만 향이 옅어짐
- 식용유: 버터 100g → 오일 80g (지방 함량 차이)
- 코코넛오일: 버터 향은 없지만 결이 살아남
우유 → 두유 or 물 + 분유
- 두유: 1:1 대체. 단 무가당 두유 사용
- 물 + 분유: 물 90g + 분유 10g = 우유 100g 효과
- 그냥 물만 쓰면 색·풍미 약해짐
계란 1개 → 대체품
- 우유 30g (풍미 살리기)
- 두유 30g + 옥수수녹말 3g (결착)
- 빵에서 계란은 결착과 색이 중요해요
설탕 → 꿀 or 시럽
- 꿀 100g = 설탕 130g 정도의 단맛
- 꿀은 수분 20% 포함 → 다른 액체 20g 줄이기
- 시럽도 비슷한 조정 필요
강력분 → 중력분 + 밀글루텐
- 강력분 100g = 중력분 95g + 밀글루텐 5g
- 글루텐 파우더가 없다면 그냥 중력분 사용도 가능
- 다만 크럼이 살짝 덜 쫄깃해짐
이렇게 정리하면 간단해 보이는데
사실 매번 계산하기가 은근 번거로워요.
저도 처음엔 노트에 적어놓고 참고했어요.
지금은 베이커스 노트 재료 대체 가이드 에 없는 재료를 입력하면
대체 비율과 주의사항이 바로 나와요.

대체할 때 꼭 알아둬야 할 게 있어요.
수분 함량이 바뀌면 반죽도 바뀌어요.
우유(87% 물)를 물로 바꾸면 수분이 늘어나요.
꿀(20% 물)로 설탕을 대체하면 수분이 추가로 들어와요.
이 미세한 차이가 반죽의 되기·발효 시간·크럼 결까지 바꿔요.
R&D에서는 대체할 때마다 가수율을 다시 계산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절대 대체하면 안 되는 재료도 있어요.
- 이스트: 다른 어떤 것도 이스트가 아니에요
- 소금: 저염식 목적이 아니라면 빼거나 대체하지 마세요
- 밀가루의 종류가 완전히 다른 곡물: 쌀가루·옥수수가루로 밀가루를 통째로 바꾸는 건 다른 레시피가 되는 거예요
이 세 가지는 빵의 정체성 자체예요.
대체하면 다른 종류의 음식이 나와요.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재료 대체는 창의력이 아니라
재료를 이해하는 힘에서 나온다고요.
버터를 왜 넣는지,
우유가 무슨 일을 하는지,
계란이 어떤 자리에 있는지.
그 역할을 알아야 "뭘로 그 자리를 채울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어요.
오늘 만들 빵에 없는 재료가 있으신가요?
빼기 전에 한 번 물어보세요.
"이 재료는 어떤 일을 하고 있었지?"
거기서 대체가 시작되거든요.
빵을 굽는 남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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