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자연스럽게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올해는 무엇을 더 할지,
어디까지 가고 싶은지,
어떤 모습을 그리고 있는지.
하지만 2026년을 맞이하며 나는
목표보다 먼저 기준을 떠올리게 됩니다.
얼마나 많이 굽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굽고 싶은지가
더 중요하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담다브레드가
새해에도 지키고 싶은 한 가지는 단순합니다.
빵을 만들기 전에, 이유를 먼저 묻는 것.
이 빵이 왜 필요한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지금 이 시기에 어울리는지.

조금 느려지더라도
그 질문을 건너뛰지 않는 것이
올해 내가 스스로에게 정한 기준입니다.
제빵을 배우며 알게 된 사실은
기술은 빠르게 늘 수 있지만,
기준은 쉽게 생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만들지보다
무엇을 만들지 않기로 할지 결정하는 일이
오히려 더 어렵고 중요합니다.
그래서 새해의 담다브레드는
무리해서 가지를 늘리기보다,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을 더 깊게 바라보려 합니다.
재료를 한 번 더 살피고,
과정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손에 남는 감각을 믿는 방향으로.
누군가는 그것이
성장이 더딘 선택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습니다.
급하게 쌓은 것은 쉽게 무너지고,
천천히 다진 결은 오래 남는다는 것을.
2026년에도 담다브레드는
완벽한 빵보다
정직한 빵을 만들고 싶습니다.
유행을 좇기보다
지금의 계절과 사람을 바라보는 빵,
오늘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하는 빵.

새해가 바뀌어도
작업대 위의 기준은 그대로일 것입니다.
속도를 조절하고,
손의 감각을 믿고,
빵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마음을 잊지 않는 것.
그 한 가지를 지킬 수 있다면,
2026년은 충분히 의미 있는 해가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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