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주방은 유난히 차분합니다.
문을 열면 찬 공기가 먼저 들어오고,
반죽은 쉽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손이 닿는 모든 것이
조금씩 더 천천히 반응합니다.
이 계절의 반죽은
사람의 조급함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조금만 서두르면 발효는 흐트러지고,
조금만 방심하면 온도는 금세 어긋납니다.
그래서 겨울의 빵은
기술보다 태도를 먼저 묻습니다.

1월의 온도는
빵을 만드는 사람에게 늘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지금 기다릴 수 있는가.
조금 더 지켜볼 여유가 있는가.
여름처럼 밀어붙일 수 없고,
가을처럼 자연에 맡기기도 어렵습니다.
이 계절에는 손이 더 많이 개입하게 됩니다.
덮어주고, 옮겨주고,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옆에 머문답니다.
겨울 발효는 느립니다.
하지만 그 느림 속에서
반죽은 스스로 자리를 잡습니다.
급하게 부풀지 않는 대신
속을 차분히 채운지요.
그래서 겨울에 구운 빵은
겉보다 안이 더 단단합니다.
이 시기에는
손의 감각도 예민해집니다.
차가운 반죽을 만질 때
어느 정도의 힘이 필요한지,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
몸이 먼저 알게 됩니다.
말로 배운 것보다
손에 남는 것이 많아지기도 하지요.

그래서 나는
겨울의 끝자락을 좋아합니다.
가장 추운 달을 지나며
기준이 흔들리지 않았는지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를 버텨낸 기준은
다음 계절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1월에 굽는 빵은
봄을 서두르지 않습니다.
지금의 온도를 받아들이고,
지금의 속도를 존중합니다.
그 태도가
담다브레드가 지키고 싶은 기준입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굽는 빵은
조용히 말합니다.
지금 충분히 단단해지고 있다고.
빵을 굽는 남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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