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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이야기

견과류 - 가을 빵의 손님 (호두·아몬드·헤이즐넛의 얼굴) 10월이 오면 반죽에 자연스럽게 손을 내미는 재료가 있어요. 견과류. 여름엔 손이 잘 안 갔는데 가을 아침이 서늘해지기 시작하면 갑자기 반죽에 넣고 싶어져요.이유가 있어요.견과류는 가을에 수확되는 재료거든요.호두, 아몬드, 헤이즐넛. 이 계절에 만나야 가장 신선한 결이 있어요. 담다브레드에서 이전에 담다브레드의 정직한 재료 이야기 — 견과류 에서 견과류 고르는 기준을 다뤘어요.무가공, 산패 안 된 상태, 갈라지는 식감. 오늘은 그 다음 이야기예요."고른 견과류를 어떻게 빵에 담을 것인가."3가지 대표 견과류의 성격부터 반죽에 넣는 R&D 팁까지 자세히 들여다볼게요. 첫 번째. 호두 (Walnut)지방 함량: 65% (가장 높음)씹임: 부드럽고 살짝 기름진 식감향: 진한 고소함, 살짝 쓴맛색: 갈색과 크.. 더보기
계란의 얼굴 - 흰자와 노른자가 각자 하는 일 레시피에 이렇게 적혀 있는 걸 자주 보시죠?"흰자 2개" 또는 "노른자 3개"같은 계란인데 왜 어떤 레시피는 흰자만, 어떤 레시피는 노른자만 쓸까요?저도 이 부분을 오래 헷갈렸어요. "계란은 그냥 계란 아냐?" 한 재료로만 보고 있었거든요.근데 사실 계란 한 개 안에 완전히 다른 두 재료가 들어 있어요. 담다브레드에서 이전에 달걀의 무게 — 같은 한 개인데 왜 다 다를까 라는 글에서 달걀 크기의 편차를 다뤘어요.또 계란, 꼭 필요한 걸까? 에서는 계란을 뺀다는 선택에 대해 이야기했고요. 오늘은 그 다음 이야기예요.계란을 쓰기로 했을 때 흰자와 노른자가 각각 무엇을 하는지.이걸 알면 왜 어떤 레시피가 흰자만 쓰고 어떤 레시피가 노른자만 쓰는지 이해가 돼요. 흰자와 노른자, 성분이 완전히 달라요. 흰자 (A.. 더보기
소금의 얼굴 - 정제염·천일염·게랑드가 각각 다른 이유 몇 달 전 소금의 자리 — 1%가 빵 맛을 바꾼다는 걸 처음 안 날 이라는 글에서소금이 빵에서 하는 역할 네 가지를 다뤘어요. 맛 조절, 글루텐 강화, 발효 조절, 보존성. 그 글에서 마지막에 이렇게 썼어요."비싼 버터보다 좋은 소금을 먼저 챙긴다"그런데 정작 "어떤 소금을 골라야 하는지" 는 짚지 못했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이어서 해볼게요.소금의 종류 이야기예요. 저도 처음엔 소금은 다 같은 소금인 줄 알았어요."짠맛만 내면 되는 거 아냐?" 근데 아니었어요.같은 양의 소금을 넣어도 어떤 소금을 골랐느냐에 따라 빵의 인상이 달라졌어요. 소금은 짠맛만 내는 재료가 아니라 미네랄이 담긴 재료예요.그 미네랄이 소금마다 다르기 때문에 빵의 맛도 미묘하게 달라져요. 한국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소금을 크게 .. 더보기
호밀의 얼굴 - 밀보다 오래된 곡물이 반죽에 남기는 것 지난 편에서 통밀가루를 다뤘어요.밀가루의 다른 얼굴을 만나면서 계절이 재료를 부른다는 감각을 함께 나눴었죠. 오늘은 또 다른 곡물, 호밀 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호밀은 밀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사실 완전히 다른 곡물이에요.저도 호밀을 처음 만졌을 때 "밀가루랑 같이 쓰면 되는 거 아닌가" 정도로 생각했어요.근데 아니었어요. 호밀은 밀과 다르게 다뤄야 해요. 호밀은 밀보다 훨씬 오래된 곡물이에요.역사적으로 유럽 북부·동부 지역에서밀이 잘 자라지 않는 추운 환경에서 호밀이 재배됐어요.그래서 독일·러시아·북유럽에서 호밀빵이 발달했죠. 담다브레드에서 예전에 독일 빵이 단단한 이유 - 오래 먹는 빵을 만드는 문화 라는 글을 쓴 적이 있어요.거기서 호밀을 잠깐 언급했는데,오늘은 호밀 자체를 재료로 자세히 다뤄볼게요.. 더보기
통밀가루 - 가을·겨울 빵의 밑그림이 되는 곡물의 얼굴 계절이 바뀌면 자주 찾게 되는 재료가 있어요.여름엔 상대적으로 손이 잘 안 가지만 아침 공기가 서늘해지기 시작하면 갑자기 생각나는 재료.통밀가루 예요. 같은 빵인데 통밀이 들어가면 훨씬 진하고, 깊고, 든든해져요.아마 저만 그런 게 아닐 거예요. 먼저 통밀가루가 뭔지 짚고 갈게요.우리가 평소 쓰는 밀가루(강력분·중력분·박력분)는밀알의 하얀 속살(배유) 만 골라서 곱게 빻은 거예요.밀알의 껍질(밀기울)과 씨눈(배아)은 대부분 제거돼요. 통밀가루는 다르게 만들어져요.밀알을 껍질까지 통째로 빻아요.그래서 색이 갈색이고, 알갱이가 굵고, 향이 훨씬 진해요.밀 본연의 맛을 그대로 담고 있는 재료예요. 정리하면 통밀은 일반 밀가루와 이런 점들이 달라요. 1. 흡수율이 훨씬 높아요밀기울이 물을 많이 머금기 때문에 같.. 더보기
이스트의 얼굴 - 인스턴트·드라이·생이스트가 각자 다른 이유 빵을 만들다 보면 이런 질문 자주 보이시죠?"이 레시피는 인스턴트 이스트인가요, 드라이 이스트인가요?"또는"생이스트로 대체하려면 얼마나 넣어야 해요?" 저도 이 질문 앞에서 오랫동안 헷갈렸어요."어차피 이스트인데 다 같은 거 아냐?"그렇게 생각했어요.근데 이 셋은 얼굴이 완전히 다른 재료예요. 먼저 이스트가 뭔지부터.이스트는 살아있는 미생물 (효모)이에요. 학명은 Saccharomyces cerevisiae. 이걸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성격이 다른 세 종류가 나와요. 1. 생이스트 (Fresh Yeast)수분을 살려둔 이스트. 말 그대로 살아있는 상태.주로 큐브 형태로 판매돼요.수분 함량: 약 70%보관: 냉장 필수 (2주 이내 사용)사용법: 미지근한 물에 풀어서 사용특징: 발효 향이 가장 진하고 순.. 더보기
설탕은 단맛만 내는 게 아니더라고요 - 보습·발효·색·식감의 비밀 빵에 들어가는 설탕,단맛 조절 그 이상은 아니지 않을까? 오랫동안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식빵 레시피에 설탕 20g이 있으면"조금 덜 달게 만들어볼까" 싶어서 그냥 반으로 줄여본 적이 있어요. 결과는 완전히 다른 빵이었어요.색은 옅고, 발효는 뜬금없이 늦어졌고,크럼은 예전 같은 부드러움이 없었어요.같은 밀가루, 같은 이스트, 같은 시간인데설탕 하나 줄인 것뿐인데 빵의 인상 전체가 달라졌어요. 그날 알았어요.설탕은 그냥 단맛이 아니라 빵의 여러 얼굴을 만드는 재료라는 걸. R&D에서는 설탕의 역할을 크게 네 가지로 봐요. 1. 단맛 (물론)이건 가장 눈에 보이는 역할이에요.빵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밀가루 대비 2~10% 정도 설탕을 넣어요.식빵: 2~5%단과자빵: 8~12%브리오슈: 10~15%이.. 더보기
밀가루 등급 T55·T65 뭐가 다를까 - 프랑스식 밀가루의 진짜 이야기 바게트 레시피를 보다 보면가끔 이런 표현이 나와요. "T55 밀가루 500g" "T65와 T80을 80:20으로 섞어서" 이 T 숫자가 도대체 뭔지 궁금하셨던 적 있으신가요?저도 처음 프랑스 레시피를 접했을 때 이 부분에서 한참 헤맸어요.한국에서 파는 밀가루는 강력분·중력분·박력분 이렇게 나뉘어 있잖아요. "T55는 강력분인가, 중력분인가?"이 질문의 답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더라고요. 먼저 T 숫자가 뭘 의미하는지부터.프랑스에서는 밀가루 등급을 회분 함량으로 나눠요.밀가루를 태우고 남은 재의 양을 회분(灰分, ash) 이라고 하는데이게 밀알의 껍질(밀기울)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예요. T 뒤의 숫자 = 회분 함량 × 100 즉, T55 = 회분 0.55%, T65 = 회분 0.65%, T..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