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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이야기

소금, 빵의 숨은 조연

 

빵을 만들 때,

소금은 늘 조용히 무대 뒤에 서 있습니다.

 

밀가루, 물, 이스트처럼 눈에 띄는 주연은 아니지만,
그 작은 존재가 없으면

빵은 결코 제 맛을 낼 수 없습니다.

 


 

 

소금은

빵의 맛을 정리하는 조율자입니다.

 

단순히 짠맛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밀가루와 발효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단맛과
곡물의 고소함을 선명하게 드러내죠.

 

마치 오케스트라에서 음을 맞추는 지휘자처럼
다른 재료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소금은

빵의 구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글루텐 형성을 도와

반죽이 더 단단하고 탄력 있게 자라도록 하며,
발효 속도를 조절해 풍미가 깊어질 시간을 벌어줍니다.

 

 


 

 

만약

소금이 없다면,

반죽은 쉽게 퍼지고
맛은 평평해져버립니다.

 

빵을 굽다 보면,

소금이 ‘적당히’ 들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소량이라도 많으면 발효가 억제되고,
너무 적으면 풍미가 흐려집니다.
그래서 소금은 늘 균형의 예술을 요구합니다.

 

 


 

저는 종종 소금을 보며
빵을 만드는 마음가짐을 떠올립니다.

티 내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
과하지 않지만,

결코 빠져서는 안 되는 것.

 

빵 속 소금처럼,
우리 삶에도

그런 ‘숨은 조연’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빵을 굽는 남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