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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이야기

밀가루 보관법 - 여름에 벌레 안 생기게 하는 R&D 노하우 여름에 밀가루 봉지를 열었더니 작은 벌레가 기어다닌 경험, 혹시 있으신가요? 처음 그걸 봤을 때저는 한참 멍하니 있었어요. 새로 산 지 한 달도 안 된 강력분이었거든요. 봉지째 통째로 버렸어요. 그날부터 밀가루 보관을 R&D 관점으로 다시 보기 시작했어요. 여름에 밀가루에 생기는 벌레는 대부분 밀가루게예요. 정식 이름은 거짓쌀도둑거저리.영어로는 Confused flour beetle. 이 벌레는 어디서 갑자기 오는 게 아니에요. 밀가루 자체에 알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요. 겨울엔 부화하지 않고 있다가실온이 25도를 넘으면2~3주 만에 성충이 되거든요. 여름에 갑자기 보이는 이유가 이거예요. R&D에서 가장 먼저 가르치는 건 "개봉 즉시 옮겨 담아라" 예요. 종이 봉지나 비닐 봉지째로 두면공기·습기·해충.. 더보기
쿠키가 안 부푼 이유 - 베이킹파우더와 베이킹소다, R&D는 이걸 어떻게 다르게 보는가 쿠키를 구웠는데생각보다 안 부풀어서당황한 적 있으신가요?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레시피대로 했는데 쿠키가 평평하게 누워있었거든요. 원인은 단순했어요. 베이킹소다와 베이킹파우더를같은 것으로 알고바꿔 넣었던 거였죠. 입문자 시각에서 보면둘은 비슷해 보여요. 흰 가루, 비슷한 모양,둘 다 빵을 부풀게 하는 재료. 하지만 R&D 관점에서는 완전히 다른 화학 반응이에요. 베이킹소다는 알칼리성이에요.혼자서는 가스를 잘 못 만들어요. 산성 재료를 만나야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면서반죽을 부풀려요. 산성 재료가 뭐냐면 요거트, 레몬즙, 식초,버터밀크, 흑설탕, 카카오. 레시피에 이런 게 없는데베이킹소다만 넣으면? 반응할 상대가 없으니 안 부풀어요. 쿠키가 안 부푼 이유가바로 이거였어요. 저는 그날 레몬도, 요거트도,카카오도 .. 더보기
우리가 재료를 고르는 방식 - 담다브레드의 재료 철학 빵을 만들 때가장 먼저 시작되는 일은반죽이 아니라 재료를 고르는 일입니다. 어떤 밀가루를 쓸지,어떤 물을 사용할지,어떤 기름과 어떤 재료를 더할지. 이 선택들이 모여하나의 빵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담다브레드는재료를 고르는 순간을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좋은 재료란 무엇일까 ‘좋은 재료’라는 말은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습니다.비싸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고,유명하다고 해서 맞는 것도 아닙니다. 담다브레드는이렇게 질문해 보려고 합니다. 이 재료는 오래 먹어도 괜찮을까.이 재료는 몸에 부담이 없을까.이 재료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 빵과 잘 어울릴까. 이 질문에조용히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재료를선택하려고 합니다. 덜어내기 위해 고르는 재료 담다브레드는무언가를 더하기보다덜어내는 선택을 더 자주 합니다. 재료.. 더보기
"재료가 먼저 말해줄 때가 있다” - 좋은 빵은 좋은 재료에서 시작된다 빵을 만들다 보면어느 순간부터 재료가 먼저 말을 걸어오는 날이 있습니다.처음에는 그저 ‘레시피의 일부’로만 보이던밀가루, 물, 소금, 발효종이 시간이 지나면서점점 각자의 표정을 보여줍니다.마치 사람처럼 성격이 있고,기분이 있으며, 그날의 컨디션이 있습니다. 좋은 빵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은결국 좋은 재료를 고르고,그 재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데서 시작됩니다.담다브레드가 건강한 빵을 선택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지요. 밀가루 봉지를 열었을 때코끝에 와닿는 고소한 향,물과 섞였을 때 반죽이 보여주는 탄력,소금 한 꼬집이 만들어내는 균형,그리고 천연발효종이 천천히 일으키는 생명감.이 모든 것이 합쳐져 하나의 빵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떤 날은 밀가루가 유난히 촉촉하고,어떤 날은 발효종이 조금 .. 더보기
천연발효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여정 처음 천연발효를 접했을 때는,그저 호기심이었습니다.‘이스트를 넣지 않아도 빵이 부풀까?’‘자연 속 미생물만으로 충분할까?’그 단순한 궁금증이저를 아주 긴 여정으로 이끌었습니다. 처음엔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하루를 꼬박 기다렸는데도기포 하나 생기지 않은 반죽,과하게 발효되어시큼해진 냄새에 결국 버려야 했던 반죽들.그런 날이 며칠, 몇 주씩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그 실패가 싫지 않았습니다.어느 날은반죽의 표면에 조그만 기포가 맺히는 걸 보고,‘아, 살아 있구나’ 하는 묘한 감동이 밀려왔죠.그때 알았습니다.천연발효는 기술이 아니라 기다림과 관찰의 예술이라는 걸요. 천연발효종은살아 있는 존재입니다.온도, 습도, 밀가루의 종류, 그리고 만드는 사람의 손끝 ~모든 것이 미세하게 영향을 주며서로의 균형.. 더보기
계절을 담은 빵 -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굽다 빵은 단순히 밀가루와 물, 이스트로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빵 속에는늘 시간과 계절이 함께 들어갑니다.담다브레드는 빵 한 조각에도지금 이 순간의 계절이 묻어나기를 바랍니다. 봄의 빵은연두빛 설렘을 닮았습니다.막 움트는 새싹처럼 가볍고 산뜻한 재료가 어울립니다.쑥이나 딸기, 혹은 은은한 허브를 넣어 만든 빵은갓 피어난 꽃 향기처럼 입안에서 번집니다.첫 한 입이 주는 가벼움은,마치 긴 겨울 끝에 만난 햇살 같은 따뜻한 위로가 됩니다. 여름의 빵은조금 더 활기차고 강렬합니다.햇빛을 머금은 옥수수나 달콤한 블루베리,상큼한 레몬이 제철의 선물로 반죽에 스며듭니다.더위 속에서 쉽게 지치던 몸도,이런 상큼한 빵을 한 조각 베어 물면다시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여름의 빵은 그래서 ‘휴식 같은 활력’을 담고 있습니다... 더보기
밀가루 한 줌 속에 담긴 세상 빵을 배우고 만들면서가장 자주 만나는 재료는단연 밀가루입니다. 하지만 처음에는그저 흰 가루, 반죽을 만드는 기본 재료 정도로만 여겼습니다.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작은 한 줌의 밀가루가얼마나 큰 세상을 품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밀가루는 단순히 빵의 ‘재료’가 아니라,빵의 성격을 결정하는 뿌리와도 같습니다.강력분, 중력분, 박력분… 단어는 단순하지만그 차이가 만들어내는 빵의 세계는 무궁무진합니다. 바게트의 바삭함,브리오슈의 부드러움,쿠키의 바스러짐까지모두 밀가루에서 시작됩니다. 그 속에 들어 있는단백질 함량, 글루텐 형성력, 제분 방식이각각의 맛과 식감을 만들어 내지요. 어느 날 수업에서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밀가루를 알면 빵을 반쯤은 이해한 거예요.” 그 말을 들으며한 줌의 .. 더보기
버터, 빵을 춤추게 하는 재료 - 풍미와 질감을 만드는 힘 빵을 만들 때마다늘 놀라는 재료가 있습니다.바로 버터입니다. 소금처럼 소량만 들어가도전체 맛을 좌우하는 재료가 있는가 하면,버터는 존재 자체가빵의 개성을 바꿔놓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갓 구운 크루아상을 떠올려보면,바삭하게 부서지는 결 사이로흘러나오는 은은한 버터 향이가장 먼저 다가옵니다.그 향은 단순한 맛을 넘어,먹는 사람의 기억 속에 오래 남습니다. 식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버터가 들어간 식빵은부드럽고 촉촉한 질감을 가지며,시간이 지나도 쉽게 푸석해지지 않습니다. 바로 이 차이가,버터가 빵 속에서 맡고 있는 특별한 역할을 보여줍니다.버터는단순히 기름진 맛을 내는 것이 아니라,빵의 질감을 조율하고 풍미를 입히는 지휘자와 같습니다. 버터가 충분히 들어간 반죽은부드럽게 늘어지고,오븐 속에서 구워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