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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브레드 이야기

원가를 손으로 계산한다는 것 - 숫자보다 손끝을 믿었던 시절의 이야기 빵을 처음 팔기 시작했을 때, 나는 노트 한 권을 샀습니다.격자 칸이 있는 그 노트에 밀가루의 무게를 적고, 버터 가격을 적고, 가스비를 나누고, 인건비를 얹었지요. 계산기를 옆에 두고, 지우개를 자주 썼다지웠다 하기도 했답니다.틀리면 지우고, 다시 적고, 또 틀리면 다시 지웠습니다. 그렇게 한 페이지를 완성하면 그 숫자를 한 번 바라보다가, 대부분 그냥 덮어두기만 했답니다.노트는 점점 두꺼워졌지만, 나는 여전히 계산보다 손끝을 믿었기 때문인것 같아요.사실 내가 믿은 건 계산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이 빵이 이 가격이면 팔릴 것 같다는 감각. 저 빵은 조금 더 받아야 할 것 같다는 느낌. 그 감각이 먼저였고, 노트의 숫자는 나중에 그것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던거죠. "원가 계산보다 손이 먼저야." .. 더보기
기록하는 이유 - AI가 대신 정리해주는 시대에 글을 쓰는 이유 요즘은기록하는 일이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무언가를 정리하고,요약하고,다시 구조화하는 일까지. 이제는 AI가훨씬 빠르고,훨씬 정확하게 해냅니다.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한 번에 모아주고,필요한 내용만 골라정리된 형태로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어떤 순간에는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굳이직접 기록할 필요가 있을까.이미 잘 정리된 결과를빠르게 얻을 수 있는데,시간을 들여스스로 쓰는 일이의미가 있을까. 하지만이 블로그를 쓰기 시작하면서,조금 다른 방향의 이유를느끼게 되었습니다. 기록은단순히 정보를 남기는 일이 아니라는 것. 기록은 생각을 남기는 일이라는 것.같은 내용을 정리하더라도어떤 방식으로 바라보는지에 따라전혀 다른 글이 됩니다.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어디에 더 오래 머무는지,어떤 부분을 남기고 싶.. 더보기
편리함과 불편함 사이에서 - 일부러 불편함을 남겨두는 이유 요즘은 많은 것들이점점 더 편리해지고 있습니다.버튼 하나로 해결되는 일들,몇 번의 클릭으로 완성되는 과정들. 예전에는 시간이 필요했던 일들이이제는 거의 기다림 없이빠르게 끝나버리기도 합니다. 기술은끊임없이 이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더 빠르게,더 쉽게,더 효율적으로. 이 흐름은 분명좋은 변화입니다.불필요한 시간을 줄여주고,더 많은 일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니까요.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것이편리해지는 것이정말 더 나은 방향일까. 특히"무언가를 ‘만드는 일"에 있어서는조금 다른 질문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빵을 만드는 과정에는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어갑니다.반죽을 하고,기다리고,발효를 거치고,다시 손을 거칩니다. 이 과정은줄이려고 하면얼마든지 줄일 수 있습니다.기계를 사용.. 더보기
기준을 만든다는 것 - 정답이 많아질수록 더 어려워지는 선택 요즘은 무엇이든쉽게 답을 찾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검색을 하면 수많은 정보가 나오고,AI는 그 안에서정리된 형태의 답을 빠르게 보여줍니다. 어떤 재료가 좋은지,어떤 방법이 더 효율적인지,어떤 선택이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지. 이제는 하나의 질문에 대해여러 개의 정답처럼 보이는 선택지를동시에 마주하게 됩니다.이런 상황 속에서한 가지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정답이 많아질수록선택은 더 쉬워지는 걸까. 처음에는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정보가 많고,답이 정리되어 있고,비교할 수 있는 기준들이 많아지니까요. 하지만 실제로는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합니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오히려 더 망설이게 되고,어떤 것이 더 맞는지쉽게 결정하기 어려워집니다. 비슷해 보이는 선택들 사이에서계속 비교하게 되고,결국에는결정.. 더보기
완벽하게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 - 오차가 없는 결과 vs 사람이 만드는 결과 요즘은 점점 더 많은 것들이완벽하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AI는오차를 줄이고,일정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에아주 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같은 요청을 하면비슷한 수준의 결과를 안정적으로 만들어내고,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거의 흔들림 없이 작동합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완벽함’이라는 기준은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실수 없는 결과,균일한 품질,기대에서 벗어나지 않는 안정감. 그 기준으로 보면사람이 만드는 일은어쩌면 조금 부족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빵을 만드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같은 레시피로 만들더라도매일 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습니다.그날의 온도와 습도,재료의 상태,작은 손의 감각 차이까지.눈에 잘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결과를 조금씩 바꿔놓습니다. 그래서 어떤 날의 빵은조금 더.. 더보기
더 빠르게 만드는 시대에서, 천천히 만든다는 것 - 효율보다 시간을 선택하는 이유 요즘은 무엇이든빠르게 만드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집니다.기술은 점점 더 발전하고,특히 AI는 많은 일들을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도 줄어들고,무언가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시간을 줄이는 것’은곧 좋은 선택처럼 느껴집니다.빠르게 만들고,빠르게 보여주고,빠르게 결과를 얻는 것.그 방식은 분명 효율적이고,지금의 시대와도 잘 맞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이런 생각이 함께 떠오릅니다.모든 것을그렇게까지 빠르게 만들어야 할까. 빵을 만드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반죽을 하고,발효를 기다리고,오븐에서 구워내는 시간.이 과정들은본래부터 빠르게 줄이기 어려운 시간들이지만,기술을 활용하면어느 정도는 더 빠르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 더보기
손으로 만드는 일과 AI 사이에서 - 기술이 할 수 있는 것, 사람이 해야 하는 것 요즘은 어디를 보아도AI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들려옵니다. 글을 쓰고, 이미지를 만들고,많은 일들을 빠르게 대신해주는 기술. 이제는무언가를 ‘직접 한다’는 의미가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이 떠오릅니다.손으로 만드는 일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빵을 만드는 일도생각해보면 기술과 아주 가까운 일입니다.정확한 비율,온도와 시간,반복되는 과정.이런 부분들은언젠가는 더 정교하게기계나 시스템으로 구현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미 많은 부분에서기술이 대신하고 있는 영역도 존재합니다.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고,빠르게 생산하고,오차를 줄이는 일.이런 것들은기술이 훨씬 잘 해낼 수 있는 영역입니다. 그렇다면사람이 만드는 빵은어디에서 다른 걸까요. 아마도 그 차이는아.. 더보기
내가 만들고 싶은 빵집의 모습 - 막연한 꿈에서 조금 더 현실로... 지금까지 담다브레드는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어떤 기준을 가지고 싶은지,어떤 태도로 만들고 싶은지,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 그 생각들은 조금씩 쌓였지만,아직은 형태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가끔은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됩니다.그래서,어떤 빵집을 만들고 싶은 걸까. 아직 완전히 또렷한 모습은 아니지만,조금씩 그려지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크지 않은 공간.문을 열고 들어가면복잡하지 않은 진열대가 있고,그날 만든 빵들이과하지 않게 놓여 있는 모습.많지 않지만,하나하나 이유를 가지고 있는 빵들. 빵의 종류도지금까지 생각해온 것처럼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신 그 안에서조금 더 깊이 있게 만들고,같은 빵이라도조금씩 더 나아지는 방향을계속 고민하는 빵집. 그 공간에는조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