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연남동의 크로와상랩을
다녀왔습니다.
이름처럼
‘연구소’라는 단어가 붙은 곳이라,
그들의 빵은
단순한 판매용 제품이 아니라
오랜 시간 실험하고
다듬은 결과물처럼 느껴졌습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풍기는 버터 향,
바삭하게 겹겹이 쌓인 결,
그리고 진열대 위에서
저마다의 자리를 지키는 크로와상들.
그 순간 저는
“아, 이곳은 단순히 빵을 굽는 곳이 아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맛본 것은
기본 크로와상이었지만,
그 속에 담긴 건
단순한 ‘버터와 밀가루의 조합’이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균형’이었습니다.
버터의 고소함이 과하지 않게,
결의 바삭함과 속의 부드러움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맛.
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연습과 연구의 결과물일 겁니다.
담다브레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이 경험은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빵은 결국
‘태도’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빠르게 많이 만드는 대신,
한 가지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태도.
작은 차이 하나에도 의미를 두고,
다시 반죽을 하고
또 구워내는 과정.
그것이 결국
크로와상의 얇은 결 하나에도 담겨 있었습니다.
물론
담다브레드가
똑같은 길을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담다브레드만의 방식과 철학을 지켜가야겠지요.
하지만
크로와상랩이 보여준
‘집요한 연구의 정신’은
어떤 빵을 만들든 본받아야 할 점이라 생각합니다.
단
순히 빵을 판매하는 가게가 아니라,
하나의 빵을 통해 철학을 전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길.
담다브레드
역시 그렇게 나아가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남동의 작은 골목에서 만난 크로와상랩.
그곳에서 저는 ‘좋은 빵’이란 기술을 넘어,
만드는 이의 태도와 철학이 녹아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을 다시 배우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담다브레드에서도,
누군가가 빵 한 조각을 맛보며
같은 마음을 느낄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하겠지요.
빵을 굽는 남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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