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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배우다

빵을 배우는 순간, 기술보다 마음이 먼저

 

빵을 배우다 보면

늘 놀라운 사실을 하나씩 하나씩 깨닫습니다.

 

기술은 책에서 배울 수 있고,

손의 감각은 시간이 쌓이며 익숙해지지만,

결국

빵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이 가장 먼저 자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처음 빵을 배우러 갔을 때

저는 오븐의 불 조절이나 발효 시간 같은

기술적인 부분이

제일 중요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늘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빵은 정직합니다.

대충 한 건 대충 드러나고, 정성껏 한 건 정성대로 보여줘요.”

 

그 말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었습니다.

 


 

 

밀가루와 물,소금, 이스트 혹은 발효종

이 단순한 재료들이

만나 빵이 되기까지는,

사람의 마음과 태도가 고스란히 반영됩니다.

 

반죽을 대하는 손길이 거칠면

빵도 거칠어지고,

조급한 마음으로 시간을 줄이면

맛도 얕아집니다.

 

반대로 차분히 기다리고,

온 마음으로 반죽을 돌보면

빵은 그만큼 풍성한 향과 맛을 내줍니다.

 


 

 

물론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기술은 기본이자 최소한의 약속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 위에 쌓이는 건 결국

빵을 대하는 마음가짐입니다.

 


 

 

기다림을 존중할 줄 아는 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반죽을 치대는 끈기,

빵을 통해 누군가를 웃게 하고 싶은 마음.

이 모든 것들이 모여 한 덩어리의 빵을 완성합니다.

그래서 저는 여전히 배우는 과정 속에 있지만,

빵을 만들 때마다

제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려 합니다.

 

오늘은 조급하지 않은가,

반죽을 충분히 기다려줄 수 있는가,

빵을 먹을 사람을 떠올리며 구웠는가.

기술보다 마음이 먼저라는 사실,

그것이 빵을 배우며 얻은 가장 소중한 깨달음입니다.

 

 

빵을 굽는 남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