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 원가를 계산할 때
재료비만 더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밀가루, 버터, 설탕, 우유.
영수증을 모아서
빵 한 개당 얼마인지
열심히 계산했죠.
그렇게 나온 숫자가 2,500원.
판매가를 3,500원으로 매기면
한 개당 1,000원 남는 줄 알았어요.
근데 통장은 늘 비어 있었거든요.

왜 그랬을까요.
답은 단순했어요.
"내 시간"을 계산에서 빼버린 거였죠.
빵 한 개를 만들기 위해
저는 새벽 4시에 일어났어요.
반죽하는 시간 30분.
1차 발효 동안 다른 작업.
성형 20분.
2차 발효 모니터링.
굽기까지 마치면
빵 한 개당 작업 시간이 족히 30~40분은 들었거든요.
그 시간이 공짜가 아니라는 걸
한참 뒤에 깨달았어요.
원가 계산의 진짜 공식은
이래야 해요.
재료비 + (시급 × 작업시간) + 오버헤드
예를 들어볼게요.
시급을 12,000원으로 잡으면 빵 한 개당 인건비만 6,000원이에요. (30분 기준)
여기에 전기세, 가스비,
임대료, 도구 감가상각.
오버헤드라고 부르는 것들을
빵 단가에 분배해야 해요.
식빵 한 개 기준으로 대략 1,500~2,000원 정도.

다 더하면 얼마일까요.
재료비 2,500원 + 인건비 6,000원 + 오버헤드 1,500원
= 실제 원가 10,000원
판매가 3,500원에 팔면 한 개 팔 때마다 6,500원 적자예요.
많이 팔수록
더 손해 보는 구조였던 거죠.
이걸 처음 계산해봤을 때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어요.
"그동안 나는 뭘 한 거지."
물론 이걸 매번
계산기로 두드리긴 어려워요.
저도 한참을 엑셀에 매달렸고,
결국엔 직접 도구를 만들었어요.
레시피 입력 → 재료비 자동 계산.
시급 × 작업시간 → 인건비 자동.
오버헤드 비율 → 자동 분배.
이게 지금 쓰고 있는 베이커스 노트 원가계산 시스템 이에요.

근데 도구보다 더 중요한 건 관점이 바뀌는 일이었어요.
"빵 한 개가 얼마짜리"가 아니라
"내 시간이 얼마짜리"인지를
처음으로 마주하게 됐거든요.
재료비만 계산하던 시절엔
시간을 무료로 헌납하고 있었어요.
베이커리 원가에서 인건비를 빼면 결국 내 시간을 빼는 일이에요.
그리고 그건
가장 비싼 자원을
무료로 쓰는 일이고요.
빵을 만드는 일은
재료를 모으는 일이 아니에요.
빵은 시간을 담는 일이에요.
그 시간을 가격에 담지 못하면
오래 못 가더라고요.
다음 글에서는
이 계산을 하기 전, 감으로만 빵 가격을 매기던 시절 이야기를 해볼게요.
그게 제 시작이었거든요.
빵을 굽는 남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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