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빵집 도구함

빵집 도구함을 여는 이유 - 베이커리 운영자에게 진짜 필요한 것

베이커리를 운영하면서
가장 많이 한 말이 있어요.

"이거, 더 쉽게 할 수 없을까?"

원가를 계산할 때,
레시피 배합을 확인할 때,
오늘 얼마나 팔렸는지 정리할 때.

매번 노트를 꺼내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틀리면 지우고 다시 하고.

그러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빵 굽는 일에 집중하고 싶은데,
왜 이 계산들이
이렇게 오래 걸리지?

처음엔 원가 계산부터 시작했어요.

밀가루, 버터, 달걀.
포장재에 전기세까지.

노트 한 페이지가
빽빽하게 채워지는 데
한 시간이 넘게 걸렸어요.

그걸 매번 반복했고,
매번 조금씩 틀렸어요.

그 다음엔 베이커 퍼센트가 문제였어요.

레시피를 바꿀 때마다
수분량, 소금 비율을
다시 계산해야 했거든요.

그리고 폐기율.

매일 버려지는 빵들을
그냥 지나쳤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게 원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계산해본 적이 없었어요.

판매 기록도 마찬가지였어요.

어떤 빵이 잘 팔리는지
감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막상 적어보니
제 감이 틀린 날이 꽤 많았어요.

그래서 만들기로 했어요.

하나씩.

원가 계산 프로그램,
베이커 퍼센트 계산기,
폐기율 기록 도구,
판매 관리 프로그램.

거창한 게 아니에요.

저처럼 혼자 또는 둘이서
빵집을 운영하는 사람이
매일 쓸 수 있는
작고 실용적인 도구들이에요.

아직 하나도 완성되지 않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만들다가 막히고,
고치다가 또 막히고,
그러다 다시 처음부터 짜는 중이에요.

그래도 계속 만드는 이유가 있어요.

베이커리를 운영하면서
진짜 힘든 건
빵을 굽는 일이 아니에요.

빵 굽는 건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요.

진짜 힘든 건
그 주변의 일들이에요.

원가가 맞는지 확인하고,
재고를 파악하고,
오늘 얼마나 남았는지 세고,
내일 얼마나 구워야 하는지 계산하는 것.

이 일들을
빵 굽는 것만큼 잘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도구가 없으면
아무리 잘하고 싶어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목수에게 망치가 있고,
요리사에게 칼이 있듯이,

베이커리 운영자에게도
자기 일에 맞는 도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카테고리를 만들었어요.

빵집 도구함.

만들고 있는 것들을
하나씩 꺼내놓는 공간이에요.


완성된 것을 보여드리는 게 아니라,
왜 이게 필요했는지,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쓰다 보니 어떤 게 달라졌는지.

그 과정을 같이 보여드리려고 해요.

베이커리를 운영하면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셨던 분이 있다면,

이 공간이
작은 참고가 됐으면 좋겠어요.

아직 서툴고 미완성이지만,
만들어가는 중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도구가 좋아지면,
빵 굽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빵을 굽는 남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