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 학원에서 처음 배웠어요.
칠판에 이런 수식이 적혔어요.
재료 무게 ÷ 밀가루 무게 × 100
선생님이 설명해 주셨어요.
"밀가루를 항상 100%로 놓고,
나머지 재료의 비율을
밀가루 기준으로 표현하는 거예요."
그때 저는 속으로 생각했어요.
'아, 이런 게 있구나.
신기하네.'
그리고는 그냥 넘어갔어요.
시험에 나오면 외우면 되겠다,
하는 생각으로요.
그게 얼마나 중요한 개념인지
그때는 몰랐어요.
학원에서 배우는 것들이
다 그랬거든요.
열심히 배우고,
실습하고,
졸업하고.

그런데 막상 직접 빵을 팔기 시작하니까
배운 것들이 하나씩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베이커 퍼센트가 진짜 중요하다는 걸
깨달은 건 한참 후였어요.
레시피대로 소금빵을 20개 만들었는데
다음 날 40개를 만들어야 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당황했어요.
레시피를 두 배로 늘리면 되는 건지,
밀가루만 두 배로 하면 되는 건지.
버터는요?
소금은요?
물은요?
각각의 재료를 다 계산해야 했는데,
비율이 머릿속에 없으니까
계산기를 두드려도 자꾸 헷갈렸어요.
그때 학원 노트를 다시 꺼냈어요.
베이커 퍼센트가 적힌 페이지를 찾아서
처음으로 제대로 읽었어요.
밀가루를 100으로 놓으면
모든 재료가 비율로 표현되고,
수량이 바뀌어도
그 비율은 그대로라는 것.
그러니까 밀가루만 바꾸면
나머지는 비율대로 자동으로 따라온다는 것.
'이걸 학원에서 배웠었는데.
그때 제대로 이해했어야 했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신기하다고만 생각하고
중요한 줄 몰랐던 개념이
사실 레시피 전체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였던 거예요.

그날부터
레시피를 볼 때
숫자가 달라 보이기 시작했어요.
재료 하나하나의 그램이 아니라
밀가루 대비 비율로 보이기 시작한 거예요.
수분이 높은 레시피구나,
버터가 많은 배합이구나.
그게 보이기 시작하니까
레시피를 이해하는 속도가
달라졌어요.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어요.
베이커 퍼센트를 매번 손으로 계산하는 게
생각보다 번거로웠어요.
배합을 바꿀 때마다
밀가루 기준으로 각 재료를 다시 계산하고,
수량이 달라지면 또 처음부터 하고.
레시피가 열 개만 넘어가도
관리가 어려워졌어요.
어떤 레시피는 노트에,
어떤 레시피는 메모 앱에,
어떤 건 기억 속에만 있고.
배합을 조금 바꿨을 때
어떤 비율이 달라졌는지
한눈에 보기도 힘들었어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레시피를 입력해두면
베이커 퍼센트를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도구가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배합을 바꿀 때마다
수치가 실시간으로 바뀌고,
수량을 늘려도 비율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
그게 베이커 퍼센트 계산기를
만들기 시작한 이유예요.
아직 완성되지 않았어요.
만들다 보니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았거든요.
수분 흡수율이 다른 밀가루는
어떻게 반영할지,
부재료가 밀가루 비율을 넘어설 때는
어떻게 표시할지.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질문이 생겼어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베이커 퍼센트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됐어요.
학원에서 배울 때는
공식 하나로만 알았는데,
직접 만들다 보니
그 안에 담긴 의미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어요.

도구를 만들면서
오히려 개념을 다시 배우게 됐습니다.
학원에서 신기하다고만 생각했던 그 공식이,
지금은 레시피를 읽는 언어가 됐어요.
그 언어를 더 잘 쓸 수 있도록
계속 만들어가고 있어요.
| 📌 베이커 퍼센트란? |
| 밀가루를 100%로 기준 삼아 나머지 재료의 무게를 밀가루 대비 비율로 표현하는 방식이에요. 예: 밀가루 500g, 물 350g일 때 → 수분율 = 350 ÷ 500 × 100 = 70% 수량이 바뀌어도 비율은 그대로라 레시피를 늘리거나 줄일 때 기준이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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