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굽는 긴 여정은
언제나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반죽이 천천히 숨 쉬며 부풀어 오르고,
오븐 속에서 빵이 색을 입어가는 동안,
빵을 굽는 사람의 마음은 늘 같은 생각에 닿습니다.
“이 빵은 과연 어떤 얼굴로 나와줄까?”
오븐에서 꺼낸 따끈한 빵은
아직도 살아 움직이는 듯
뜨거운 기운을 내뿜습니다.
그 순간 가장 떨리는 일은 바로,
첫 조각을 자르는 일입니다.
칼이 바삭한 껍질을 스치고,
안에서 부드러운 속살이 드러날 때~
그 소리와 향은 그동안의 기다림을 단숨에 보상해줍니다.
첫 조각은
단순한 시식이 아닙니다.
빵의 결을 눈으로 확인하고,
식감과 향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확인’의 순간이자,
빵이 전해줄 이야기의 시작이기도 하지요.
아직 식지 않은 따뜻한 숨결이 손끝으로 전해질 때,
마치 오늘 하루가 작은 축제로 채워지는 듯합니다.
담다브레드에게
첫 조각은 늘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기다림 끝에 얻는 기쁨,
그리고 그 기쁨을 나누고 싶은 마음.
빵의 가장 처음이자 가장 순수한 순간을 경험하며,
우리는 다시 내일도 반죽을 하고,
오븐을 켜고,
기다림을 시작합니다.
첫 조각을 자르는 설렘은 단순히 빵을 위한 게 아닙니다.
그 빵을 함께 나눌 누군가를 떠올리게 만드는,
따뜻한 시작의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빵을굽는남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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