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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굽는 순간들

빵집에서 흐르는 시간 - 오븐의 불빛과 하루의 리듬

 

빵집의 하루는

시계와는 조금 다른 리듬으로 흘러갑니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가장 먼저 불이 켜지는 곳은 오븐입니다.
따스한 불빛이 고요한 공간을 비추고,

직 잠든 마을 속에서 작은 불씨처럼 하루가 시작되지요.

 

 

이른 시간의 빵집은

마치 또 다른 세상 같습니다.
막 반죽을 마친 빵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숙성된 반죽은 차분히 오븐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 순간,

이곳의 공기는 달라집니다.
차가운 새벽 공기 속에서 퍼져 나가는 고소한 향,
‘곧 새로운 하루가 열린다’는 신호처럼 느껴집니다.

 

 

시간은 빵집 안에서 독특하게 흐릅니다.
한쪽에서는 발효가 천천히 진행되고,
다른 쪽에서는 오븐의 열기에 맞춰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어느 하나 서두를 수 없고, 또 늦출 수도 없는 흐름.
이 미묘한 균형 속에서 하루의 리듬이 만들어집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첫 번째 빵이 오븐에서 나올 때입니다.
불빛 속에서 황금빛으로 부풀어 오른 빵은
“오늘도 잘 되고 있어”라는

따뜻한 안심을 줍니다.
그 순간만큼은 긴장도 사라지고,

마치 시간을 선물 받는 기분이 듭니다.

빵집의 하루는 이렇게 반복되지만,

결코 똑같지는 않습니다.
발효의 속도,

불빛 속에서 자라나는 결,

그리고 그날의 공기까지~
매일 조금씩 다른 리듬이 쌓여 하루를 특별하게 만듭니다.

 

 

담다브레드가 소중히 여기는 건

리듬입니다.
빵집은 단순히 빵을 만드는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 켜켜이 흐르고 쌓이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빵 한 조각에는

오븐의 불빛,

기다림의 순간,

그리고 하루의 리듬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빵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시간을 나누고 기억을 담는 작은 매개체가 되어줍니다.

 

 

빵을굽는남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