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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브레드 이야기

공유한다는 것 - 혼자 쓰던 것을 세상에 내놓기까지

사실 처음부터
공유할 생각은 없었어요.

나만 쓰면 되는 거니까.
내 가게 빵의 원가를
내가 빠르게 볼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지인 베이커리 운영자분이
이런 말을 하셨어요.

"나도 원가 계산이 제일 막막해.
매번 엑셀 켜는 것도 귀찮고,
공식도 자꾸 틀리고."

그 말을 듣는데
한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나만 이런 게 아니었구나.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어요.

손으로 계산하는 게 번거롭고,
매번 처음부터 하는 게 비효율적이고,
항목을 어디까지 넣어야 할지
기준이 없어서 막막한 건

저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던 거예요.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일이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내가 만든 것이
나한테만 필요한 게 아닐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바로 공유하지는 못했어요.

망설임이 생겼거든요.

아직 완성된 게 아니라는 것.

고쳐야 할 부분이 남아있고,
더 다듬어야 할 항목도 있고,
누군가 쓰다가 불편한 걸
만날 수도 있다는 것.

완벽하게 만들어서 내놓고 싶었어요.

그런데 거기서 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빵도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았잖아.


처음 소금빵을 팔기 시작했을 때
지금보다 훨씬 어설펐어요.

그래도 내놨어요.

먹어봐야 맛을 알고,
팔아봐야 반응을 알고,
그 피드백으로
조금씩 더 나아졌거든요.

프로그램도 그런 거 아닐까.

혼자 다듬는 것보다
실제로 써본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 빠르게 좋아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내놓는 게 두렵기보다
기대가 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이 블로그에
조금씩 꺼내놓으려고 해요.

완성됐다고 선언하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과정을 함께 보여주면서.

어떤 항목을 넣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계산하는지,
쓰다가 불편한 부분은 없는지.

그런 이야기를 나눠가면서
같이 만들어가고 싶어요.

저처럼 노트에 원가를 쓰다가
지우개를 자주 썼던 분,

같은 계산을 매번 처음부터
반복했던 분,

감보다 숫자를 한 번쯤
믿어보고 싶었던 분이라면

함께 써보셨으면 해요.

아직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도 아직 만들어가는 중이고,
여러분과 함께
조금씩 더 나아지면 되니까요.

"빵을 나눠 먹는 것처럼,
제가 만든 것도 나눠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손으로 원가를 계산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야기를 써오면서

사실 이 글들이
저한테도 정리가 됐어요.

왜 만들기 시작했는지,
무엇이 어려웠는지,
그래서 무엇을 얻었는지.

긴 이야기였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는 더 구체적인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오래 기다려주셨다면,
이제 곧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빵을 굽는 남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