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빵을 떠올리면
처음엔 부드러움이나 달콤함이 생각납니다.
하지만 조금 더 오래 바라보면
그보다 먼저 느껴지는 것이 있습니다.
정돈된 모양,
흐트러짐 없는 단면,
과하지 않은 맛의 균형.
모든 것이 조용히 맞춰져 있습니다.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이상하게 다르다
재료가 특별히 새로운 것도 아니고,
조리법이 극적으로 다른 것도 아니죠.
그런데 먹고 나면
어딘가 인상이 또렷하게 남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답은 늘 비슷한 곳에 있죠.
아주 작은 차이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
굽기 전에 한 번 더 모양을 잡고,
포장하기 전에 한 번 더 정리하고,
내놓기 전에 한 번 더 바라보기 때문이랍니다.
그 한 번이
전체를 바꾸는것이지요.
섬세함은 친절이기도 하다
일본 빵을 먹으며 느꼈던 건
맛있다, 이전에
배려받고 있다는 기분이었습니다.
너무 달지 않게,
너무 무겁지 않게,
누구라도 편안히 먹을 수 있도록.
튀는 개성 대신
오래 곁에 둘 수 있는 맛을 택한것이지요.
섬세함은 기술이면서
동시에 마음의 방향이라는 걸
그 빵들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디테일이 쌓이면 신뢰가 된다
아주 작은 차이들은
그 순간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면
결국 ‘저 집은 늘 좋다’라는 인상을 만듭니다.
일본의 많은 빵집들이
그 신뢰를 만들고 있습니다.
요란하지 않게,
꾸준히.

담다브레드가 붙잡고 싶은 태도
담다브레드 역시
대단한 비밀 레시피보다
작은 부분을 더 잘하고 싶습니다.
반죽의 상태를 한 번 더 확인하고,
굽고 난 뒤의 색을 조금 더 살피고,
손님에게 건네기 전
마음을 다시 정리하는 것.
이 사소해 보이는 과정이
결국 우리 빵의 얼굴이 될 테니까요.
프랑스가 기다림을 말했다면,
일본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작은 차이를 끝까지 책임지라.”
오늘도 작업대 앞에서
나는 그 말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부분을
조금 더 고쳐 봅니다.
그 섬세함이
언젠가 담다브레드를 설명해 줄 거라 믿으면서.
빵을 굽는 남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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