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기다림을 보았고,
일본에서 섬세함을 느꼈고,
독일에서 생활을 배웠다면,
이탈리아의 빵 앞에서는
이런 말을 듣는 기분이 든답니다.
“좋은 재료면, 많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더하기보다 덜어내는 쪽으로
이탈리아의 빵은 놀라울 만큼 단순합니다.
밀가루, 물, 소금, 그리고 올리브오일.

복잡한 기술을 숨기기보다
재료의 표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
무언가를 더해 특별해지기보다
불필요한 것을 빼면서 또렷해집니다.
그래서 맛은 크지 않은데도
기억은 오래 남습니다.
믿음에서 시작되는 맛
재료를 믿는다는 건
결국 사람을 믿는 일과도 닮아 있습니다.
좋은 밀을 고르고,
정직하게 짜낸 오일을 쓰고,
과하지 않게 굽습니다.
그러면 빵은
굳이 애쓰지 않아도 자기 이야기를 합니다.
숨기지 않아도 되는 맛.
꾸미지 않아도 괜찮은 풍미.
단순함은 쉬움이 아니다
재료가 적을수록
기술과 태도는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반죽의 상태,
발효의 타이밍,
오븐에서 꺼내는 순간.
조금만 어긋나도
바로 티가 납니다.
그래서 단순한 빵일수록
만드는 사람은 더 조심스러워집니다.

담다브레드가 마음에 새기는 장면
담다브레드 역시
무언가를 계속 더하기보다
덜어내는 연습을 하고 싶습니다.
건강한 빵을 말하면서도
복잡해지지 않기를,
좋은 재료를 쓰면서도
과장하지 않기를.
빵이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조금 뒤로 물러서는 태도.
이탈리아의 빵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알려줍니다.
“좋다면, 충분하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작은 욕심 하나를 내려놓고,
재료가 가진 힘을 믿어보기로 합니다.
덜어낼수록 선명해지는 맛,
그 투명한 방향을 향해.
담다브레드의 빵도
언젠가 그런 얼굴을 하고 싶습니다.
빵을 굽는 남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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