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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배우다

「프랑스 빵이 가르쳐 준 기다림」 - 전통을 지키는 시간의 무게

 

 

프랑스의 빵을 떠올리면
화려한 기술보다 먼저
오래된 시간의 공기가 느껴집니다.

 

 

바게트 하나, 크루아상 하나에도
수십 년, 아니 그보다 더 긴 세월 동안
반복되어 온 방식이 담겨 있죠.
누군가 새로 만들었다기보다
계속 이어받아 온 빵에 가깝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프랑스 빵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빵은 얼마나 새로워질 수 있을까.
그리고 동시에
무엇을 그대로 두어야 할까.

 

쉽게 바꾸지 않는 마음

 

프랑스에는 유명한 제과점들이 많지만
그곳의 빵은 놀랄 만큼 닮아 있습니다.
극적인 변화보다는
조금의 차이, 작은 완성도를 겨루기도 합니다.

 

 

레시피를 급하게 바꾸기보다는
같은 반죽을 더 잘 이해하려 하기때문이지요.
발효 시간을 줄이기보다
왜 이 시간이 필요한지 받아들입니다.

 

 

이 태도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빠르게 새로워지는 대신
느리게 깊어지죠.

 

기다림이 기술이 되는 순간

 

발효는 기다림이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다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닙니다.

 

 

온도를 살피고,
반죽의 숨을 느끼고,
지금 손을 넣어야 할지
그냥 두어야 할지를 판단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빵은
그 판단이 쌓여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단순해 보여도
시간이 만든 밀도가 있죠.

담다브레드가 배우고 싶은 것

 

나는 때때로 조급해집니다.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다르게,
조금 더 눈에 띄게 만들고 싶어서죠.

 

 

그럴 때 프랑스 빵을 떠올립니다.
오래 같은 자리를 지키며
조용히 깊어져 온 빵들.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결국 더 멀리 간다
는 말을
그들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보여줍니다.

 

 

담다브레드도
빠르게 변하는 빵집이 되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며 신뢰가 쌓이는 빵집이 되고 싶습니다.

 

 

오늘 조금 느리더라도,
오늘 조금 덜 화려하더라도,
기다림 끝에 단단해지는 맛을 믿고 싶습니다.

 

 

프랑스 빵이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오늘도
오븐 앞에서 마음을 먼저 멈춥니다.
그리고 반죽이 말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빵을 굽는 남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