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처음 배웠던 날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해요.
긴장 반, 설렘 반으로 가득했던 어느 평일 저녁.
하얀 앞치마를 둘러메고, 생소한 재료들과 마주 앉았죠.
사실 그날 저는 빵이 ‘나랑 맞을까?’ 하는 걱정을 안고 있었어요.
처음 해보는 거라 더더욱 그랬죠
요리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손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어쩌면 ‘괜한 도전을 한 건 아닐까?’ 생각도 들었죠.
한편으로는 '그냥 도망칠까?' 생각도 했답니다.
“밀가루가 내 손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느낌”
첫 수업에서 만든 건 가장 기본적인 식빵이었어요.
손으로 반죽을 치대고, 발효를 기다리고, 성형하는 과정을 따라갔죠.
선생님이 한마디 하셨던 게 유독 기억에 남아요.
“빵 반죽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다뤄야 해요.”
그 말을 듣고 나서부터였어요.
밀가루와 물, 소금, 이스트
단순한 재료들이
어느새 저한테 말을 걸고 있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어요.
뭔가… 신기한 감정이었죠.
“빵이 나를 알아보는 순간”
오븐 문을 열었을 때 퍼지는 고소한 냄새.
조심스레 꺼낸 따뜻한 식빵 하나를 손에 쥐었을 때,
저는 처음으로 ‘내가 뭔가를 만들어냈다’는 감동을 느꼈어요.
그 순간,
빵이 저를 알아봐 준 것 같았어요.
‘잘했어, 나랑 잘 맞을지도 몰라’ 하고 말하는 것처럼요.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뭔가 큰 일이 시작된 느낌에 마음이 몽글몽글했죠.
그리고 지금, 그 길을 이렇게 계속 걷고 있어요.
그 첫 느낌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지금은 더 많은 빵을 만들고, 더 많은 반죽을 만지지만
그 첫 수업의 기억만큼은, 제 마음 속 가장 따뜻한 곳에 간직하고 있어요.
그리고 담다브레드를 통해
그때 제가 느꼈던 그 감정
‘처음이라 더 특별한 순간’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요.
빵을 굽는 남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