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을 배우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기술’보다 ‘감각’이 더 많은 것을 말해주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레시피에는 정확한 숫자가 적혀 있고,
강의에서는 단계가 명확하게 설명되지만,
실제 빵을 만드는 자리에서는 늘 손이 먼저 반응합니다.
반죽을 집어 올렸을 때의 온도,
밀가루와 물이 섞이기 시작할 때의 질감,
발효가 어느 정도 왔는지 손바닥에 닿는 공기의 느낌,
이 모든 것은 설명을 듣기보다
직접 만져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처음 담다브레드를 준비할 때
나 역시 숫자와 이론에만 의지했습니다.
“수분율은 정확히 몇 %, 반죽은 몇 분, 발효는 몇 시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지요
같은 레시피라도 날씨가 다르면
반죽의 숨결이 달라지고,
밀가루의 상태가 미묘하게 변하면
손끝에 전달되는 반응도 달라진다는 것을.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반죽을 보지 않고,
먼저 손을 믿기 시작하게 되었어요
촉촉한지, 아직 거칠게 느껴지는지,
탄력이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반죽의 리듬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웠지요.
누군가에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제빵을 잘한다는 건 무엇일까요?”
그분은 웃으며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손이 먼저 알고 있으면, 그 다음에 기술이 따라와요.”
그 말은 아직도 내 마음에 오래 자리잡고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기술은 배우면 되고,
노력하면 익숙해집니다.
하지만 감각은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지요
매일 반죽을 만지고,
실패도 하고,
다시 시도하면서 손끝이 스스로 기억해 가는 과정입니다.
마치 손의 언어가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처럼.
담다브레드는 그 감각을 소중히 여긴답니다.
빵을 향한 태도,
재료를 대하는 진심,
그리고 손끝에서
느껴지는 작은 변화까지 모두 담아내고 싶습니다.

언젠가 담다브레드에 오게 될 당신이
한 조각의 빵에서
‘손이 먼저 알고 있었던 것들’을 느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없을 것입니다.
빵을 굽는 남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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