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빵을 배우다

실습 중 만난 멘토 이야기

 

 

제빵을 배우는 과정에서

가장 큰 변화를 가져다준 건
어떤 기술이나 레시피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내가 실습을 하던 어느 날
조용히 다가와 내 반죽을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반죽은 거짓말을 안 해요.
지금 당신이 어떤 마음인지 그대로 담겨 있어요.”

 

 

그 말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그 순간

나는 멘토를 만났다는 걸 직감했다.

 

그분은 크게 가르치지 않았다.
목소리도 낮았고,

말도 길지 않았다.
하지만

딱 필요한 순간에, 딱 필요한 한마디를 건넸다.
그 말들이 이상하게 오래 남아,
내가 다음 반죽을 만질 때마다 다시 떠올랐다.

 

 

예를 들어,

내가 한동안 반죽을 과하게 치대던 시기가 있었다.
빵을 잘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다 보니
힘을 더 주는 것이

‘노력’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그때 멘토는

잠시 내 손동작을 지켜보다가 말했다.

 

 

“빵은 힘으로 만드는 게 아니에요.
반죽이 원하는 걸 들어주는 사람이 만드는 거죠.”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나는 손의 속도를 늦추고
반죽의 탄력과 온도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 작은 변화는

나에게 아주 큰 전환점이 되었다.
빵과 나 사이에 ‘이해’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또 한 번은 발효가 지나버린 반죽을 어떻게든 살리려
온갖 방법을 시도하며 허둥대던 날이었다.
내 모습을 한참 지켜보던 멘토가 말했다.

 

 

“실패한 반죽도 가르침이 돼요.
빵은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가 없어요.
우리도 그렇잖아요.”

 

 

그 말은 기술을 넘어 ‘사람을 빚는 말’이었다.
그때 나는

실패를 두려워하던 마음의 벽이 조금 무너졌다.
그 뒤로는 망친 반죽도

사진을 찍어 기록하고,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분석하는 시간이 좋아졌다.

 

멘토와 함께한 실습 시간은 길지 않았다.
하지만 그분은 내게 기술보다 중요한 것
태도, 감각, 마음가짐을 남겼다.

 

 

반죽을 대하는 태도,
실패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까지.

 

 

이제 앞으로 공방을 준비하며
나는 종종 생각한다.
언젠가 누군가가 담다브레드에 찾아오면
나도 그분처럼 따뜻한 한마디를 건네줄 수 있을까?

 

“빵은 정직해요.
지금의 당신을 그대로 보여줘요.”

 

 

그 말처럼,
담다브레드가 언젠가 누군가에게
정직한 따뜻함을 건네줄 곳이 되기를 바란다.

 
 
 
 
빵을 굽는 남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