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굽기 시작하고 나서
나는 ‘굽는 것’보다 ‘머릿속에 오래 품는 것’이
더 어려울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하루하루 반죽하고,
구워내고, 다시 배우고,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도
마음속에 한 가지 빵을 오래도록 품고 있었습니다.
아직 그 빵은 모양도 없고,
이름도 없고,
레시피도 없어요.
하지만 제 안에는 분명히 존재하는 빵이에요.
그 빵은 아주 소박하고,
그리 특별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화려한 토핑도, 멋진 장식도 없고,
그저 고소하고 따뜻한 냄새로 주방을 채우는 빵.
하지만 그 빵을 굽는 날에는
마음이 평온해지고,
내가 굽는 이유를 다시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빵은 누군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빵이었으면 좋겠고,
기억 속 엄마의 손맛처럼
단단하지만 부드러운 위로가 되었으면 해요.
나는 아직 그 빵을 굽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꼭 굽고 싶습니다.
그때는 아마, 지금보다 더 느긋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어 있겠죠.
그리고 그 빵을 누군가에게 내밀며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이건, 오래도록 제 마음 안에 익어가던 빵이에요.”
담다브레드가 꿈꾸는 빵은
완벽한 빵이 아니라,
한 사람의 마음에 오래 남는 그런 빵입니다.
아직 굽지 못한 나만의 빵처럼요.
그리고, 언젠가 꼭 굽고 싶은 그날처럼요.
빵을 굽는 남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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