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빵을 만들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수록,
자연스럽게 ‘어떤 공간에서 만들고 싶은가’에 대한 상상도 함께 자랐다.
기술은 연습으로 배울 수 있지만,
공간이 주는 분위기와 감정은
결국 그 안을 채우는 사람의 마음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직 공방을 열기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요즘 가장 자주 떠올리는 장면이 있다.
담다브레드의 첫 스케치다.

나는 사람들이 공방 문을 열었을 때,
먼저 “편안함”을 느끼길 바란다.
화려한 장식이나 큰 사인은 없어도 된다.
대신 은은한 나무 향,
갓 구운 빵 냄새,
조용히 반짝이는 따뜻한 조명…
이런 것들이 손님에게 말 없이 건네는 환영 인사였으면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아주 잠깐이라도 숨을 고르고,
‘아, 여긴 참 좋다’라는 생각이 스며드는 공간.
작업 공간은 최대한 솔직하고
투명하게 보여주고 싶다.
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숨기지 않는 곳.
반죽을 다루는 손,
오븐에서 꺼낸 빵이 식는 소리,
정돈된 재료들…
이런 장면들이 손님에게도
작은 영감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나 역시 누군가의 작업대에서 큰 영향을 받았던 사람이다.
그 마음을 이어 주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공간에서
나 스스로도 숨 쉬듯 자연스럽게 일하고 싶다.
너무 효율만을 따르지 않아도,
너무 바쁘지 않아도 괜찮은 리듬.
빵이 기지개 켜듯 발효되는 시간처럼,
사람에게도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담다브레드는
그런 ‘여유의 리듬’을 품은 곳이었으면 한다.

아직은 먼 미래의 이야기지만,
나는 매일 머릿속에서
그 공간의 조명을 켜고,
반죽을 놓고,
빵 냄새를 채워 넣는다.
언젠가 문을 열게 될 그 날,
상상 속의 담다브레드가 현실로 옮겨져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곳은 분명,
내가 만들고 싶은 빵만큼이나 정직하고 따뜻한 공간일 것이다.
빵을 굽는 남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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