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굽는 일은
결국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는 걸 점점 더 느낍니다.
밀가루와 물, 소금만으로
시작한 반죽이 시간이 지나 부풀어 오르듯,
하루하루 작은 인연들이 쌓이며
‘지역’이라는 더 큰 반죽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처음 담다브레드를 떠올렸을 때,
제 마음속에는 이런 그림이 있었습니다.
한적한 동네 길가에 자리한 작은 공방,
그 안에서
갓 구운 빵 냄새가 바람을 타고 골목을 채우고,
동네 어르신은
산책하다가 들러 인사를 건네고,
아이들은 학교 가는 길에 들러
“오늘은 뭐 굽고 있어요?”
하고 묻는 그런 풍경이요.
빵집이 단지 ‘빵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지역이 서로 연결되는 따뜻한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로컬’이라는 단어가 자주 들리지만,
담다브레드에게 로컬은
특별한 전략이 아니라 일상의 자연스러움이에요.
가까운 농가에서 얻은 밀, 제철의 재료, 그리고 지역의 이야기.
그것들이 반죽 속에 스며들며
우리 빵의 향이 됩니다.
예를 들어,
작년 여름에는 근처 농장에서 수확한 통밀을
직접 제분해보기도 했습니다.
돌을 갈아가며 나는 묵직한 소리와,
그 뒤를 따르는 고소한 향기.
그 밀가루로 구운 빵은 모양이 조금 투박했지만,
한 입 베어물 때마다 ‘이 땅의 맛’이 느껴졌습니다.
그때 느꼈어요.
‘지역의 재료로 만든 빵은, 그 지역의 시간을 담는다’는 것을요.

담다브레드는
언젠가 작은 공방의 문을 열면,
그 공간이 지역의 손님들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곳이 되길 바랍니다.
단골 손님이 “이제는 이 빵이 없으면 밥이 허전해요”라고 말해주는,
이웃의 식탁과 함께 호흡하는 그런 존재 말이에요.
빵은 멀리서 오는 향보다,
가까이서 쌓이는 온기가 더 오래 갑니다.
지역의 농부, 이웃, 그리고 빵을 굽는 사람까지 ~
모두가 함께 이 반죽의 일부가 되어가는 과정.
그것이 담다브레드가 꿈꾸는
"로컬의 온기"입니다.
빵을 굽는 남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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