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빵을 배우다

왜 지금 ‘쫀득함’일까 - 식감이 먼저 기억되는 시대의 빵

 

 

요즘 빵과 제과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쫀득함’이죠.
두바이 쫀득 쿠키,

쫀득한 식빵,

쫀득한 베이글.
맛보다 먼저 식감이 이름이 되고, 설명이 됩니다.

 

 

왜 하필 지금, 사람들은 이 ‘쫀득함’에 끌리는 걸까.

 

 

먼저 떠오른 건 속도였습니다.
하루가 너무 빠르게 흘러가지요.
음식도, 정보도, 감정도 빠르게 소비되고요.
이럴수록 사람들은 한 입 안에서라도
확실하게 느껴지는 무언가를 원하게 됩니다.

 

쫀득한 식감은 즉각적입니다.
베어 무는 순간 바로 반응이 옵니다.
씹히고,

늘어나고,

다시 돌아오는 탄력.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기억합니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대신,
분명한 만족을 남깁니다.

 

 

하지만 쫀득함이 단순히 자극적인 식감만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안정감’도 있습니다.
너무 바삭하면 부서지고,
너무 부드러우면 남지 않지요.
쫀득함은 그 사이 어딘가에서 오래 머문답니다.

 

 

특히 제과보다 제빵에서 느껴지는 쫀득함은
시간과 손길의 결과죠.
반죽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수분을 얼마나 품게 했는지,
발효를 어디까지 기다렸는지.
쫀득한 빵은 빠르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빠른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이렇게 시간이 들어간 식감을 더 선명하게 느낍니다.
그래서 쫀득함은 유행이 되지만,
그 근원은 아주 느린 과정에 있습니다.

 

 

담다브레드는 이 ‘쫀득함’을 유행의 언어로만 보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질문에 가깝지요.
어디까지 기다렸는지,
어디서 멈췄는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쫀득한 빵은 말해줍니다.
서두르지 않았다는 것,
과정을 생략하지 않았다는 것,
손이 반죽을 놓지 않았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요즘의 ‘쫀득함’ 유행이
조금은 반갑습니다.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씹는 시간, 머무는 시간을
기억하고 있다는 신호 같아서지요.

 

 

쫀득함은 트렌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기다림과 균형
언제나 빵의 본질에 가까운 이야기입다.

 

 

 

빵을 굽는 남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