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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브레드 이야기

“굽지 않아도 배우는 날” - 반죽이 없는 날, 더 많이 배우는 시간

 

 

빵을 굽지 않는 날이 있어요.
손에 밀가루도 묻지 않고, 반죽 소리도 들리지 않는 하루.
오븐도 쉬고, 나도 잠시 멈추는 날이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런 날들이 오히려 가장 많이 배우는 날이 되곤 해요.

 


 

손이 멈출 때, 마음이 일어나는 시간

반죽을 쉬게 하듯,
나도 잠시 마음을 쉬게 해요.

좋은 빵이란 무엇인지,
나는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어떤 사람에게 어떤 빵을 주고 싶은지—
그런 생각들이, 고요한 틈을 타고 마음 깊숙이 찾아오죠.

굽지 않아도, 나는 계속 담다브레드가 되어가고 있어요.

 


 

가게 앞을 서성이며,

이웃 빵집을 들여다보며,
시장 골목을 걷다가 들리는 오래된 장인의 손끝 소리를 들으며~


굽지 않는 하루에도
‘배움’은 사방에 흩어져 있어요.

빵을 구워야만 빵을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가끔은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더 깊이 보이기도 하니까요.

 


 

쉬는 날의 기록은, 다음 반죽에 남는다

담다브레드는 완벽하지 않아요.
그래서 매번, 한 발짝 더 나아가려고 해요.
굽는 날보다 굽지 않는 날이 더 중요한 이유는,
그 하루가 다음 빵을 바꾸기 때문이에요.

기록해 둔 생각,
조용히 머물렀던 마음,
그리고 다시 굽고 싶어지는 그리움.

그 모든 게 담다브레드의 빵이 됩니다.

 


 

 

언젠가 반죽이 뜻대로 되지 않는 날,
이 조용한 하루들이 나를 구해줄 거예요.
굽지 않아도 나는 계속 배우고 있고,
그 배움이 담다브레드를 더 담다브레드답게 만들어 줄 거예요.

 

고요한 하루에도,
빵에 대한 마음은 여전히 익고 있습니다.
오늘도요. 

 

 

빵을 굽지 않은 하루의 기록,  빵을 굽는 남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