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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게트

작은 실패가 알려주는 큰 배움 빵을 배우다 보면,누구나 한 번쯤은 실패를 겪습니다.발효가 덜 되어 딱딱해진 반죽,오븐에서 너무 오래 구워 타버린 빵,혹은 레시피대로 했는데도 원하는 맛이 나오지 않을 때.저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습니다.첫 수업에서 바게트를 만들었을 때였죠.반죽도 나름 매끈하게 된 것 같아 뿌듯했는데,오븐에서 꺼내보니 기대했던 바삭함은커녕무겁고 질긴 바게트가 되어 있었습니다. 속이 차갑게 식은 듯 촉촉하지도 않았고, 맛은 그저 밍밍했습니다.그날 저는 ‘빵 굽기가 이렇게 어려운 일이구나’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그 실패들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왜 나는 이렇게 서툴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습니다.실패는 단순히 결과가 아니라 과정 속의 선.. 더보기
빵집은 공간이자 이야기입니다 - 담다브레드가 그리고 싶은 공간 빵집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어떤 장면이 그려지시나요?갓 구운 빵의 향이 퍼지는 따뜻한 공간,진열대 위에 가지런히 놓인 빵들,그리고 빵을 고르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하지만담다브레드가 그리고 싶은 빵집은그보다 조금 더 특별합니다. 단순히 빵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머무르고 싶고, 이야기가 피어나는 공간이 되는 것.그것이 제가 꿈꾸는 담다브레드의 모습입니다. 빵은본래 사람을 이어주는 힘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줄 작은 선물로,가족이 함께 나누는 식탁의 중심으로,혹은 혼자 있는 순간을 따뜻하게 지켜주는 존재로. 그래서 담다브레드의 공간은빵을 매개로 한 이야기와 온기가머무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머릿속에는 종종 이런 장면이 그려집니다.아침 일찍, 갓 구운 빵이식어가는 진열대 앞에 서서커피를 한 모금 들이킨.. 더보기
바게트를 굽고, 기다림을 배우다 처음 바게트를 반죽하던 날이 아직도 또렷해요.조용한 주방 안, 작은 그릇에 담긴 소금과 이스트, 밀가루 그리고 물두 손으로 꾹꾹 눌러가며 섞던 반죽의 온기.그날 저는 마음속으로 수없이 물었어요. “과연 이게 빵이 될까?” 처음이라 뭐든 어색하고, 모든 과정이 낯설었어요.반죽은 질고, 손에 달라붙고,모양은 전혀 바게트 같지 않았죠.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그때 저는 몰랐어요.바게트는 성격이 급한 사람에게 참 어려운 빵이라는 걸요.천천히 부풀어야 하고,잠깐이라도 서두르면금세 빵이 다 알아차린다는 걸.오븐에 넣기 전 마지막 발효 시간을 못 참고조금 일찍 굽기 시작했던 날,결과는 딱 그만큼 부족했어요.속이 덜 찬 듯하고, 바삭한 껍질도 없었죠. 바게트는 마음을 굽는 빵이에요 시간이 지나고,실패를 몇 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