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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빵 수업에서 배운 진짜 태도 처음 수업을 들으러 갔을 땐솔직히 기술을 배우러 갔어요.‘반죽 온도는 몇 도가 좋을까?’‘어떤 재료가 더 쫄깃함을 줄까?’그런 기술적인 것들이 궁금했거든요.그런데 신기하게도,수업을 몇 번 듣다 보니진짜 배운 건 ‘빵을 대하는 태도’였어요. 기다림은 빵의 시간, 마음의 시간강사님의 말씀이 아직도 기억나요.“빵은 급하게 만들면 안 돼요.빵이 익어갈 시간을 기다릴 줄 알아야 하죠.”그 말은 단순히 발효 시간만을 뜻하지 않았어요.손에 익는 감각, 반죽을 느끼는 마음,그리고 재료를 바라보는 눈까지—빵은 나를 다듬는 시간이었어요. 빵이 잘 되지 않아도 괜찮아어느 날, 반죽이 제대로 안 돼서결국 다시 시작한 적이 있어요.속상했지만, 강사님은 말씀하셨어요.“실패는 과정이에요.빵은 그날의 마음도 담기니까요.”그 말이.. 더보기
빵의 굽기 색, 황금빛이란 무엇일까? 빵을 굽다 보면, 어느 순간오븐 속에서 반죽이 ‘빵’이 되어가는 그 찰나가 있어요.반죽 위로 천천히 색이 입혀지면서,속은 익고, 겉은 바삭해지고,마침내 ‘황금빛’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순간이죠.하지만 그 ‘황금빛’이란 건,정해진 시간표처럼 딱딱 떨어지는 게 아니더라고요.불 조절, 습도, 오븐 문을 여닫는 타이밍,그리고 오늘의 온도까지.조금만 달라도 빛깔은 달라져요. ‘황금빛’은 정답이 아니라, 느낌이에요.어느 날은 조금 더 짙어도 좋고,또 다른 날은 살짝 연한 색이 더 마음에 들 때도 있어요.담다브레드는 그날그날의 반죽과 오븐 앞에서‘오늘의 황금빛’을 찾으려 애써요.그게 정답은 아니지만,맛과 향, 식감의 균형이 가장 잘 맞는 순간이기 때문이에요. 너무 바삭하지도, 너무 촉촉하지도 않게.황금빛이라는 .. 더보기
바게트를 굽고, 기다림을 배우다 처음 바게트를 반죽하던 날이 아직도 또렷해요.조용한 주방 안, 작은 그릇에 담긴 소금과 이스트, 밀가루 그리고 물두 손으로 꾹꾹 눌러가며 섞던 반죽의 온기.그날 저는 마음속으로 수없이 물었어요. “과연 이게 빵이 될까?” 처음이라 뭐든 어색하고, 모든 과정이 낯설었어요.반죽은 질고, 손에 달라붙고,모양은 전혀 바게트 같지 않았죠.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그때 저는 몰랐어요.바게트는 성격이 급한 사람에게 참 어려운 빵이라는 걸요.천천히 부풀어야 하고,잠깐이라도 서두르면금세 빵이 다 알아차린다는 걸.오븐에 넣기 전 마지막 발효 시간을 못 참고조금 일찍 굽기 시작했던 날,결과는 딱 그만큼 부족했어요.속이 덜 찬 듯하고, 바삭한 껍질도 없었죠. 바게트는 마음을 굽는 빵이에요 시간이 지나고,실패를 몇 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