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의 하루는
문을 여는 순간부터 시작되지 않습니다.
사실 그보다 훨씬 이전,
아직 거리가 조용하고
공기가 차가운 시간에 이미 시작돼요.
하루의 시작은 늘 첫 반죽을 만지는 순간입니다.

물의 온도를 재고,
밀가루의 촉감을 확인하고,
손에 묻은 반죽의 상태를 천천히 느껴봅니다.
이때가 되어서야
오늘 하루의 컨디션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요.
반죽은 늘 같지 않습니다.
어제와 같은 레시피,
같은 재료를 써도
날씨, 습도, 온도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죠.
그래서 담다브레드는
하루를 정해진 순서가 아닌, 반죽의 상태에 맞춰 시작합니다.
오늘은 물을 조금 더 아껴야 할지,
조금 더 기다려줘야 할지,
아니면 손을 덜 대야 할지
그 답은 반죽이 먼저 말해줍니다.
첫 반죽을 하며
마음도 함께 정리됩니다.
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오늘 해야 할 일보다 지금 손에 쥔 반죽에 집중하는 시간.
이 짧은 순간 덕분에
하루가 조금은 단단해지고,
불필요한 조급함이 자연스럽게 가라앉아요.
빵을 만든다는 건
결국 시간을 다루는 일이고,
그 시간의 시작을 어떻게 여느냐가
하루 전체를 결정짓는 것 같아요.
담다브레드가 생각하는 좋은 빵의 출발점은
특별한 기술도, 화려한 레시피도 아닙니다.
하루를 여는 첫 반죽을
얼마나 정직하게 마주했는가.

그 질문에
조용히 “오늘도 잘 시작했어요”라고
대답할 수 있는 날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오늘도,
빵집의 하루는
문이 열리기 전,
첫 반죽에서 시작됩니다.
빵을 굽는 남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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