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담다브레드는
하나의 공간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가게도 없고,
진열된 빵을 고를 수 있는 순간도 아직은 없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는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이미 시작된 일이라고.
빵을 굽고 있지 않아도,
하루의 많은 시간 속에서
이 빵집을 떠올리게 됩니다.
어떤 재료를 사용할지,
어떤 방식으로 만들지,
어떤 빵집이 되어야 할지.
아직 형태는 없지만
생각은 계속 쌓여갑니다.

기록을 하게 되는 순간들도 있습니다.
사소한 기준 하나,
지나가듯 떠오른 방향 하나,
어느 날의 마음 상태까지.
나중에는 보이지 않을지도 모를
작은 생각들이지만,
지금은 그 하나하나가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이 시간은
무언가를 ‘준비하는 시간’이라기보다,
조금 더 조용하게
만들어지고 있는 시간에 가깝습니다.
준비라고 생각하면
언젠가는 끝나야 할 것 같고,
완성되어야만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지만,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지금 이 상태도
하나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담다브레드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이미 시작된 상태에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준을 만들고,
눈에 드러나지 않는 선택들을 쌓고,
나중에 드러날 모습의 방향을
조금씩 정리해가는 시간.

이 시간은 느리고,
눈에 보이는 결과도 없지만,
그래서 더 솔직해질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모습이 아니라,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 수 있는 시간.
그래서 지금의 담다브레드는
아직 아무것도 없기보다,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뿐인 상태에 가깝습니다.
언젠가 문을 열게 되는 날이 오면,
이 시간들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은 시작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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