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은 보통
가게 안에서 먹히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들고 나가고,
누군가는 집으로 가져가고,
또 누군가는 잠시 후를 위해 남겨둡니다.
그래서 빵은
가게를 떠난 이후의 시간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먹는 빵이 있습니다.
바쁜 준비 사이에서
짧게 한 입을 베어 물거나,
조용한 시간에
천천히 커피와 함께 먹게 되는 빵.
그 시간에는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시작할 수 있는 빵이 어울립니다.

오후에 찾게 되는 빵도 있습니다.
잠시 쉬어가고 싶은 순간,
당이 조금 필요해지는 시간,
그럴 때는
조금 더 편안하게 기분을 풀어주는 빵이
자연스럽게 손에 잡힙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사게 되는 빵이 있습니다.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며,
나를 위해 하나를 고르거나,
누군가와 나누기 위해 고르는 빵.
그 빵에는
맛보다도 ‘시간의 의미’가 더 담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빵은 단순한 음식이라기보다,
어떤 순간에 함께하는
작은 경험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담다브레드는
빵을 만드는 순간뿐만 아니라,
그 빵이
언제, 어떻게 먹히게 될지를
함께 떠올리려고 합니다.

이 빵은
어떤 시간에 어울릴지,
누가 어떤 마음으로
이 빵을 고르게 될지.
그 질문들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빵의 방향도 달라집니다.
조금 더 가볍게 만들기도 하고,
조금 더 깊은 맛을 남기기도 합니다.
모든 순간을
완벽하게 맞출 수는 없지만,
그 시간을 상상하며 만드는 것만으로도
빵은 조금 달라진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담다브레드는
빵을 ‘만드는 곳’이기보다,
어떤 시간을 함께 건네는 곳에
가까워지고 싶습니다.
하루의 시작에서,
잠시 멈추는 순간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빵.
그렇게 누군가의 시간 속에
조용히 스며드는 빵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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