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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배우다

겨울에만 굽는 이유 - 슈톨렌이 기다림을 닮은 빵인 까닭

슈톨렌은 언제든 만들 수 있는 빵입니다.
재료도, 레시피도 사계절 내내 크게 다르지 않죠.
그런데도 이 빵은
겨울이 와야만 생각납니다.

 

 

담다브레드가 슈톨렌을
겨울에만 굽고 싶은 이유도
바로 그 지점에 있습니다.

 

슈톨렌은
굽는 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긴 빵입니다.

 

 

오븐에서 나왔다고 해서
곧바로 먹기 좋은 상태가 되지 않아요.
버터가 스며들고,
과일과 견과의 향이 어우러지고,
며칠의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이 빵의 표정이 완성됩니다.

 

 

그래서 슈톨렌은
만드는 사람에게도, 먹는 사람에게도
‘조금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을 요구합니다.

 

 

겨울이라는 계절도 닮아 있습니다.
날은 짧고,
무엇이든 천천히 움직이는 계절.
서두르기보다
조금 더 머무르게 되는 시간.

 

슈톨렌은 그런 겨울에 가장 잘 어울립니다.
따뜻한 차 옆에서
얇게 썰어 한 조각씩,
아껴 먹게 되는 빵.

 

 

담다브레드가 만들고 싶은 빵은
늘 많고 빠른 빵이 아닙니다.
기다릴 가치가 있는 빵,
그리고 기다리는 시간이 의미가 되는 빵입니다.

 

 

슈톨렌은
그 생각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빵이에요.

 

 

빵을 굽는다는 건
결국 시간을 다루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 만들 것인지,
언제 내놓을 것인지,
그리고 언제 먹기를 권할 것인지까지.

 

 

그래서 슈톨렌은
겨울에만 굽습니다.
계절이 허락할 때,
마음이 조금 느려졌을 때.

 

기다림 끝에 먹는 한 조각이
조금 더 따뜻해지도록 말이에요.

 

 

 

빵을 굽는 남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