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랭 썸네일형 리스트형 머랭이 오르지 않던 날 오늘은 뭔가 기분이 괜찮은 날이었어요.오븐은 예열되어 있었고, 반죽도 잘 됐고,머랭만 올려 베이킹을 마무리하면 '끝' 완벽했을 텐데..거품기는 돌아가고, 흰자는 돌고 도는데머랭은 끝내 오르지 않았습니다.주걱으로 쿡 찍으면 그대로 흘러내리고,한참을 휘젓고 나서야 겨우 거품만 가득했죠. 왜 이럴까.달걀 온도는 맞췄는데,설탕도 천천히 나눠 넣었고,볼에 물기 하나 없이 준비했는데…그러다 문득,"이렇게 해서 뭐가 되긴 할까?"그런 마음이 툭 하고 튀어나왔어요. ㅠㅠ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어요.머랭은 여전히 흐물거리고,주방에는 작은 정적이 흘렀어요.실패한 거죠.이제 와서 뭐라도 억지로 구울 수는 있지만그게 더 아쉬울 것 같았어요.그래서 도구들을 조용히 내려놓았어요.불도 끄고, 오븐도 식히고.그냥 오늘은 이걸로 충분.. 더보기 이전 1 다음